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왼쪽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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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여야 대권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대권 도전이 기정사실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이 대표에게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2심 판결 등 각종 사법 리스크가 따라다닌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야권 잠룡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의 대선 후보는 당내 견고한 ‘일극체제’를 구축해놓은 이재명 대표로 낙점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대표는 계엄 사태 이후 줄곧 민생경제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이미 대권 행보를 걷고 있다. 게다가 지난 4월 총선에서 당선된 민주당 의원 절대다수가 친이재명(친명)계인 만큼 원내에서는 이 대표의 경쟁자를 찾기 힘들다.
그러나 공직선거법 위한 혐의 재판 등 사법 리스크는 이 대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재명은 절대 안 된다’는 보수 유권자들의 거부감도 강하다. 그런 와중에 당 외곽에서 숨죽이고 있던 주자들이 슬슬 존재감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표적이다. 이른바 ‘원외 3김’으로 불리는 이들은 탄핵 집회에 참여하고 부지런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메시지를 내는 등 당원 및 대중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14일 프랑스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행정안전부의 도청 폐쇄 명령을 거부한 사실을 밝혔다. 그는 “계엄 선포는 절차·내용이 모두 위헌이며 부당하기 때문에 (도청 폐쇄를)거부하라고 지시했다”며 “군 부대가 와서 구금하거나 봉쇄하더라도 몸으로 저항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청은 이 사실을 보도자료로 내며 “(르몽드가)김 지사의 리더십에 주목한 것”이라고 홍보했다. 김 지사는 지난 4월 총선에서 낙마한 친문재인(친문) 및 비명 인사들에게 손을 내밀며 이들 세력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체류 중이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계엄 직후인 지난 5일 급거 귀국했다. 귀국길에서 그는 “한 사람이라도 거리에서 싸워 힘을 보태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사건’ 유죄 판결로 상실했던 피선거권을 지난 8월 복권을 통해 되찾은 바 있다. ‘친문 적자’로 꼽히는 그가 조기대선 국면에서 당내 비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지사는 귀국 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만나며 정계 복귀 수순에 들어섰다. 한동안 잠잠했던 SNS 메시지도 계엄 직후 매일 쏟아내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과거 두 번의 탄핵을 직접 몸으로 겪었던 정치인으로서, (대통령)권한대행과 내각에 경고하고 당부한다”며 “당신들의 권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탄핵안이 가결된 전날에는 “이제는 대한민국의 새판짜기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탄핵 표결 직후 페이스북에 “이제 정치를 정상화하고, 국정을 수습해야 한다”며 “저도 국민과 함께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4·10 총선 이후 잠행을 이어오던 박용진 전 의원도 내년 1월 ‘정치와 미래 포럼’을 발족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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