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이날 기자회견서 사퇴 등 거취 표명
권성동·이헌승 "비대위 체제 전환 착수"
친윤, '경험 많은 4선 이상' 현역 추대론
권영세·김기현·나경원·원희룡 등 거론돼
당내선 "새 지도부로 당 화합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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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지도부 체제가 출범 5개월 만에 ‘대통령 탄핵 책임론’에 빠져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되면서 여당의 혼란을 수습할 차기 사령탑에 관심이 모인다.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한 대표의 입지가 급격히 약해진 배경으로 원외 대표로서의 당 장악력·소통 부재라는 한계점이 지목되는 만큼, 새롭게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으로는 참신한 인사보다는 ‘힘 있는 중진’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관계자는 “최고위원회가 해체됐는데, 한 대표 혼자 남아서 지도부를 운영할 순 없지 않느냐”며 한 대표의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 대표의 거취가 결정되면 비대위 체제 전환을 공식화한다는 방침이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 다섯 분이 사퇴했고, 당헌·당규상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국위원회 의장인 이헌승 의원도 “당헌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4인 이상의 사퇴로 궐위시 전국위 의장이 비대위 설치를 위한 후속절차를 지체 없이 진행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곧장 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위한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 7월 출범한 한동훈 지도부는 5개월 만에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친한계와의 권력 다툼에서 당 주도권을 장악한 친윤(친윤석열)계 사이에서는 일찌감치 ‘포스트 한동훈’으로 “정치적 경험이 있는 중진 현역 의원이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 대표가 당 중진 의원들의 만류에도 ‘탄핵안 찬성’을 주도하고, 당내 다수인 친윤계와 각을 세우는 등 상시적인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리더십 위기’를 자초했다는 게 친윤계의 시각이다. 어수선한 당을 조속히 수습하기 위해서는 내부 사정을 훤히 아는 동시에 대야 협상력을 발휘할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명망 있는 중진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친윤 의원은 “비대위원장을 굳이 외부에서 데려올 필요 없이 우리 당 5선 이상 의원들 중에서 골라야 한다”고 밝혔고, 또 다른 영남계 의원은 “이번에는 무조건 정치를 잘 아는 원내 인사가 당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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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사로는 5선의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앞서 중진·원내회의에서도 한 대표 체제 붕괴 뒤 비대위원장으로 이들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서울에서만 내리 5선에 성공하며 민심 흐름을 잘 파악하는 인사로 평가받고, 친박(친박근혜)과 친이(친이명박) 간 계파 갈등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중재자 역할을 맡은 이력이 있다. 김·나 의원은 원내대표 출신으로, 여권 잠룡으로도 분류된다. 김 의원은 한동훈 체제 직전 당 대표를 지냈고, 나 의원은 당내에 드문 수도권 출신 중진이라는 강점을 지닌다.
7·23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에 이은 2위를 기록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물망에 오른다. 3선 국회의원과 제주도지사, 국무위원을 거쳐 정무·정책 역량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원 전 장관은 전당대회 당시 한 대표가 당권을 잡을 시 “탄핵의 문이 열린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탄핵 정국에서 당이 극심한 분열 양상을 겪은 만큼 ‘당내 화합’이 차기 비대위원장의 선결 과제로 꼽힌다. 한 중진 의원은 “비대위 구성을 하루 빨리 마무리해서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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