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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노보다 시장 커진다”… 삼성전자·TSMC, 2나노 고객사 유치 물밑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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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세계 파운드리 시장 1·2위를 달리고 있는 TSMC 로고(왼쪽)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오른쪽)./EPA 연합뉴스,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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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TSMC가 내년부터 양산 예정인 2나노(1nm=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고객사 유치를 위한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2나노부터는 트랜지스터 구조가 바뀌기 때문에 개발, 설계 어려움이 커진 만큼 테스트 과정에서 초기 수율 확보가 중요한 관건이다.

현재까지는 TSMC의 개발 속도가 조금 더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테스트 양산 일정을 공개했으며 생산능력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TSMC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이 처음으로 2나노 칩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AMD, 엔비디아 등도 대기 번호를 뽑아놓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도 최근 2나노 공정 첫 고객사와 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 연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에 취임한 한진만 사장이 획기적인 수율 개선을 다짐한 바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내년 4월부터 2나노 공정 시험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웨이퍼 공유 서비스를 통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의 2나노 칩 테스트 생산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첫 양산 칩은 애플 아이폰에 탑재될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삼성전자도 내년 상반기 중 테스트 양산을 돌입하고 4분기까지는 완전한 양산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나노 공정의 경우 기존 트랜지스터 구조가 변경되며 개발 비용과 설계 난도가 크게 증가한다. 정교한 본딩과 높은 웨이퍼 평탄도가 요구되며 원자층증착(ALD) 공정이 고도화되기 때문에 3나노에서 사용되던 다수의 핵심 장비를 교체하고 셋업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TSMC는 2나노 공정 웨이퍼의 장당 가격을 3만달러로 책정했다. 이는 4나노, 5나노 웨이퍼 가격의 2배 수준이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최근 “고객 수요를 살펴보면 3나노보다 2나노에 대한 수요가 더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는 예상치 못했던 일이며 현재 적극적으로 생산능력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TSMC 측은 2나노 웨이퍼의 생산능력을 월평균 5만장 수준으로 확대, 초기부터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지난 수년간 매달려온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의 실책을 사실상 인정하며, 2나노부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진만 사장은 기술 혁신과 생산 효율성 제고를 핵심으로,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와 시장 포지셔닝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4분기부터 화성사업장에 있는 파운드리 라인인 ‘S3′에 2나노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각종 장비를 반입하기 시작했다. 12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월 1만5000장 안팎의 생산이 가능한 기존 3나노 라인을 2나노 공정으로 전환한다. 내년 1분기부터는 주요 고객사들의 2나노 칩을 테스트 생산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일본 기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의 2나노 기반 인공지능(AI) 가속기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PFN의 AI 가속기를 2나노 공정 기반으로 양산하고 2.5차원(I-Cube S) 첨단 패키지 기술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해당 기술은 여러 개의 칩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 배치, 전송 속도는 높이면서 패키지 면적은 줄여준다. PFN은 도요타, NTT, 화낙 등 유수의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일본 내 ‘AI 국가대표 스타트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 연말 인사를 통해 이례적으로 사장 2명을 배치한 것은 파운드리 사업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해외 영업통인 한진만 사장의 강점을 살려 고객사 수주 역량을 강화하고 신설된 CTO 보직의 남석우 사장이 고질병인 수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총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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