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보조금 타고 수익화하는 나쁜 선례 지적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 "비영리 단체 지위를 이용해 수십억달러를 모은 오픈AI가 위상을 바꿔 사적 이익을 취하려 한다"며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막아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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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CEO는 "오픈AI가 영리 법인으로 전환되면 스타트업이 수익을 낼 준비가 될 때까지 비영리 기업의 이점을 누리도록 허용하는 위험한 선례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실리콘밸리에 엄청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픈AI 공동창립자였던 머스크 CEO는 샘 올트먼 CEO가 오픈AI를 비영리 단체로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영리를 추구해 투자자 등과의 계약을 위반했다며 영리화 중단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6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설전을 벌이다 '현피' 직전까지 가는 등 앙숙이었던 머스크 CEO와 저커버그 CEO가 오픈AI에 맞서 공동 전선을 구축한 셈이다.
저커버그 CEO의 이 같은 행보는 인공지능(AI) 패권을 둘러싼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군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선두주자인 오픈AI가 영리화에 성공한다면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것이란 우려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블룸버그통신 지난달 오픈AI가 영리 법인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캘리포니아주 당국과 초기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픈AI는 올트먼 CEO를 비롯해 머스크 CEO, 일리야 수츠케버, 그렉 브록먼 등이 2015년 설립한 비영리 연구소로 출발했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수익금을 배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고, 이에 2019년 영리법인 '오픈AI 글로벌'을 자회사로 세워 마이크로소프트(MS) 등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비영리 목적'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비영리 이사회에 영리법인에 대한 통제·감독권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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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트먼 CEO와 갈라선 뒤 지난해 7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를 창립한 머스크 CEO는 AI 챗봇 '그록'을 출시하며 챗GPT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지난달엔 오픈AI와 그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분야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영리 법인 전환을 중단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기도 했다. 이에 오픈AI는 지난 13일 '머스크는 오픈AI의 영리 추구를 원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머스크는 2017년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제안했고, 영리 법인을 실제 만들었다"고 반박한 바 있다.
한편 올트먼 CE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떠오른 머스크 CEO와 대립각을 세워온 만큼 사전에 줄을 대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와 저커버그 CEO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에 맞춰 100만달러를 쾌척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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