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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웹3.0]⑫ “블록체인 활용한 전통 금융자산 토큰화는 파괴적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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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기오스 블라코스 악셀라 공동창업자(왼쪽)와 분형 찬 도이치은행 아시아·태평양 응용혁신사업본부장(오른쪽). /악셀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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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연코 올해는 ‘금융자산 토큰화의 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전통 금융자산을 블록체인으로 옮겨 가상자산 토큰으로 만드는 게 유행처럼 번졌어요. 다만 ‘블록체인상에 옮겨진 자산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이 질문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분형 찬(Boon-Hiong Chan·54) 도이치은행 아시아·태평양 응용혁신사업본부장과 게오르기오스 블라코스(Georgios Vlachos·31) 악셀라 공동창업자는 지난달 1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도이치은행은 1870년 설립된 독일 최대 규모 은행이다. 자산 규모만 1조5000억달러(약 2148조원)에 육박하며 전 세계 은행 자산 순위를 매겼을 때 34위 위치하는 대형 금융사다. 악셀라는 블록체인 연결 플랫폼 개발사로 블라코스 창업자가 지난 2020년 창업했다. 이더리움, 아발란체 등 서로 다른 69개의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운용하고 있다.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200년 역사의 대형 은행과 신출내기 블록체인 개발사는 싱가포르에서 손을 맞잡았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의 국책 블록체인 프로젝트 다마2에 함께 참여하며 두 회사는 협업을 약속했다. 다마2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통 금융자산을 가상자산으로 바꾸는 토큰화 서비스를 개발하는 싱가포르 정부의 프로젝트다. 블록체인 내에서 금융자산을 관리하며 기존에 크게 지출되던 자산 관리 수수료를 대폭 절감하는 방안도 다마2에서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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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분형 찬 도이치은행 아시아·태평양 응용혁신사업본부장이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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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본부장은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이미 블록체인상에서 토큰화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며 “도이치은행 역시 미래 금융 환경 속 새로운 서비스 제공에 대해 고민하다 다마2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통 은행이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에 대해 묻자 찬 본부장은 “금융업의 본질인 수탁은 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더는 은행이 수탁 기관을 독점할 수 없으니 은행 역시 기술 발전을 좇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찬 본부장은 “이제 자산을 은행에 맡기건 핀테크 회사에 맡기건 고객이 선택하는 시대다”라며 “도이치은행은 자산 토큰화 서비스에 필요한 요소를 파악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고 말했다.

도이치은행의 파트너로 지목된 악셀라는 다마2에서 도이치은행의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외부 퍼블릭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란 특정 인물만 이용이 가능한 블록체인으로 금융사 내부망과 유사한 개념이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을 뜻한다. 도이치은행 자체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외부 블록체인을 잇는 다리를 놓아 토큰화된 자산과 정보를 이동시키는 게 악셀라의 역할이다.

블라코스 창업자는 “전통 금융업에서 자산 교환만큼 중요한 업무는 없다. 블록체인상의 금융도 마찬가지다”라며 “도이치은행의 블록체인 자산과 퍼블릭 블록체인의 자산을 교환하는 연결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악셀라는 보안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3년 동안 플랫폼을 운영하며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했지만 한 번도 보안 사고가 없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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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게오르기오스 블라코스 악셀라 공동창업자가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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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산을 가상자산으로 만들었을 때 신뢰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찬 본부장은 “도이치은행은 1996년 글로벌 은행 최초로 전자화폐를 도입한 적이 있다”며 “당시에도 인터넷에서 현금을 송금하는 전자화폐의 신뢰도가 낮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찬 본부장은 “금융자산을 가상자산 형태로 바꾸는 시도는 기술이 산업을 변혁하는 사례다”라며 “금융의 효율성을 높이는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블라코스 창업자는 이번 다마2를 비롯해 금융자산의 토큰화를 두고 ‘파괴적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토큰화는 미래에 모든 자산이 관리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기존 금융권에서는 복잡하고 느린 절차와 정산 지연 문제 등이 존재하는 데 블록체인과 토큰화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 앞으로 10년 내외에 이러한 변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도이치은행과 악셀라는 다마2 프로젝트 종료 후에도 협업을 예고했다. 찬 본부장은 “다마2를 진행하면서 도이치은행과 악셀라의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한다면 다음으로는 상업적인 목표를 세워보려 한다”고 말했다. 블라코스 창업자도 “9개월 전부터 도이치은행과 협업을 시작했다”며 “함께 일해보니 도이치은행은 블록체인 산업에서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역량이 할 역량이 충분하다. 도이치은행과 협업 프로젝트가 실제 수익을 내는 사업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분형 찬 도이치은행 아시아·태평양 응용혁신사업본부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 사이버보안 정책공학 석사 ▲도이치은행 아시아·태평양 시장책임이사 ▲도이치은행 증권시장 및 기술 글로벌 본부장

☞게오르기오스 블라코스 악셀라 공동창업자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 컴퓨터공학 석사 ▲알고랜드 수학과장

김태호 기자(t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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