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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해상에서 침몰한 러시아 유조선
15일(현지시간) 흑해에서 4천t이 넘는 기름을 실은 러시아 유조선이 침몰하며 기름 유출로 인한 환경 재앙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유조선 볼고네프트 212호는 크림반도 동쪽 케르치 해협 부근에서 악천후 속 강한 파도에 부딪혀 두 동강이 났습니다.
이 유조선은 4천300t이 넘는 저등급 중유를 싣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고 직후 또 다른 러시아 화물선 볼고네프트 239호도 인근에서 좌초돼 러시아 당국이 구조에 나섰습니다.
이 선박은 연료유 4t을 운반 중이었으며 역시 침몰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척의 배에서 유출된 정확한 기름의 양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사고 현장 영상에는 두 토막 나 수직으로 가라앉고 있는 유조선 잔해에서 검은 기름이 계속 바다로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침몰한 볼고네프트 212호 근처 바다에 기름 유출로 인한 기름띠가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면서 기름이 얼마나 유출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악천후에 노후한 유조선을 운항한 러시아 당국이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플레텐추크 우크라이나 해군 대변인은 러시아가 규정을 어기고 폭풍우에 바다에 나갈 수 없는 낡은 유조선를 내보냈다가 사고를 냈다고 주장했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사고가 난 볼고네프트 212호는 만들어진 지 55년 된 선박으로 최근 개조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름이 계속 바다로 쏟아진다면 이미 2년 넘게 이어진 전쟁의 결과로 환경오염이 심각해진 흑해에 더 큰 환경 재앙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가디언은 흑해는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격렬한 군사 충돌의 현장이었다면서 러시아 침공 이후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흑해 함대 선박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해 일부 침몰시키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흑해와 연결된 드니프로강의 카호우카 댐을 폭파하며 터져 나온 물이 마을 수십 곳을 침수시키고 수많은 오염 물질을 바다로 유입시키는 최악의 환경 재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2022년 한 해 동안에만 고래 1천 마리가 숨진 것으로 집계되는 등 이 지역 돌고래의 사망률도 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사진=AP·러시아 남부 교통 검찰청 제공, 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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