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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독자칼럼] AI시대에도 신입사원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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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신입사원 시절 여러 회의에 참석하면서 듣고 회의록을 정리하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최근 인공지능(AI)의 도입으로 회의록도 AI가 대신 작성하니 조직의 '막내' 역할도 줄어들고 있다.

경기 침체로 경제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AI의 도입으로 신규 채용 감소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2023년 국내 기업의 신규 채용 인원은 16만5961명으로 전년도 21만717명 대비 21.2% 감소했다. 2021년과 비교해서도 11.6% 줄어들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다. 기업들은 신입사원을 채용해서 1~2년 정도를 온보딩하는 것보다 당장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위주로 채용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런 현상이 지속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신입사원은 조직의 변화와 성장을 촉진하는 인적 자본으로, 이들의 채용을 줄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조직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신입사원은 최신 지식과 기술을 조직에 도입할 수 있는 매개체다. 이들은 대학 등에서 최신 기술과 지식을 습득한 후 조직에 합류한다. 특히 AI, 데이터 분석, 디지털 마케팅 등 기술 중심의 직무에서 신입사원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AI와 같은 첨단 기술은 단순히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이를 조직 전략에 맞게 활용·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신입사원은 조직의 흡수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어 연결고리 역할도 한다. 흡수역량이란 코헨 교수와 레빈탈 교수가 1990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새로운 외부 정보를 인식하고 분석해 자신의 지식으로 통합한 뒤 이를 혁신과 성과로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신입사원은 기성 직원들과 협력해 기존 지식과 새로운 지식을 통합하며 조직 내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실행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AI 시대에도 창의적 사고는 여전히 중요한 가치로 신입사원은 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단기적으로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고 자동화를 도입하는 것이 비용 절감의 유혹이 될 수 있으나 이는 조직의 장기적인 혁신 가능성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 AI 시대에도 신입사원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며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강나은 카이스트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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