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여파 '국운' 점치는 콘텐츠 인기…尹 관상풀이도 인기
'계엄 트라우마' 생긴 시민들, 불안함 잠재우기 위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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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터지고 성지 순례 왔습니다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2025년 국운', '윤석열 대통령 사주' 콘텐츠를 종종 찾아본다. 계엄령 선포 후 SNS 알고리즘이 몇 년 전 이번 사태를 예측한 명리학, 점술 콘텐츠를 추천해 줘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씨는 "사주나 명리학을 믿진 않지만 몇 가지 들어맞는 게 있으니 자꾸 눈길이 간다"며 "곧 있으면 신년이라 한 해 계획도 세워야 하는데 불확실성이 너무 커지니까 이런 영상을 계속 보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1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비상계엄 선포의 여파로 국내외 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2025년 대한민국 국운을 예측하거나 윤석열 대통령 등 주요 정치인들의 사주를 분석하며 이들의 미래를 점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상계엄 선포로 일상의 안전을 위협당한 시민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해 택하는 방법의 하나라면서도 지나친 맹신은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 3일 오후 10시23분쯤 윤석열 대통령이 "종북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겠다"며 한밤중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12·12 군사 반란 재현을 염려한 시민들이 국회로 몰려들고 무장 군인들도 국회 내부에 투입되는 등 분위기가 고조됐다.
계엄 사태는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하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일단락됐다. 윤 대통령이 내란 수괴로 지목되고 군경 관계자들이 줄줄이 수사를 받는 등 이번 사태의 여파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계엄 사태 예언한 콘텐츠엔 '성지 순례'…尹 관상보며 향후 대응 분석도
비상계엄 선포로 외교, 경제 등 각종 분야에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일각에선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 등을 예측하는 '점술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모습이다. 몇 개월 전 계엄 사태를 '예언'한 '2024년 하반기 국운', '윤 대통령 사주' 콘텐츠는 40만~50만 회의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성지 순례 왔다" 등의 댓글이 활발히 달리고 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의 관상 등을 분석하며 성격 등을 예측하거나, 한동훈과 이재명 등 주요 정치인들의 사주를 분석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분석하는 영상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 씨는 "비상계엄 이후 국내 주식시장도 폭락하고 외국 정상들도 방한 일정을 조정하는 등 안 좋은 소식이 연이어 들리니까 괜히 관심이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사주와 점술 콘텐츠가 각광받는 것은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한다. '계엄 트라우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민들 사이에서 불안감과 무력감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방어 기제로 예언 등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정치적 문제는 각국에서 시민들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0월 미국심리학회(APA)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시민 3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77%가 자국의 미래가 '중요한 스트레스 원인'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경제적으로 불안정성이 강화되며 국가의 미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기 때문에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점괘를 보며 서로 극복할 수 있다는 댓글을 주고받는 등 감정 정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과학적 요소가 많아 맹신은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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