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장 성장세 영향
올해 반도체 장비 시장이 인공지능(AI) 성장에 힘입어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은 전년 대비 6.5% 성장한 1130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전공정과 후공정 모든 분야에서 지속돼 내년에는 1210억 달러, 2026년에는 139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짓 마노차 SEMI의 CEO는 "반도체 제조 분야의 투자가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리 산업이 기술 혁신을 견인하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올해 반도체 장비 시장 전망은 지난 7월에 전망했을 때보다 개선됐는데, 그 요인은 중국의 적극적인 장비 구매와 AI 시장의 성장세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분야별로 보면 지난해 96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웨이퍼 팹 장비 부문은 올해 5.4% 증가한 10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SEMI가 올해 중반에 발표한 980억 달러보다 상향 조정된 수치다. 이같은 성장세는 AI를 위한 D램 및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 증가세에 따라 장비 투자액의 확대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중국의 대규모 투자도 팹 장비 매출의 성장세에 기여하고 있다. 또 첨단 로직 및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내년에는 6.8%, 2026년에는 14% 성장해 전체 시장규모가 12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년 연속 위축세를 보였던 후공정 장비 부문은 올해 하반기 들어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 매출은 올해 13.8% 증가한 7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어셈블리 및 패키징 장비 매출은 22.6% 증가한 4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공정 부문 성장세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테스트 장비는 2025년 14.7%, 2026년에 18.6% 증가하고 어셈블리 및 패키징 장비는 2025년 16%, 2026년 23.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성능 컴퓨팅(HPC)에 필요한 반도체 디바이스의 복잡성 증가와 모바일, 자동차, 산업용 시장에서의 수요 확대에 힘입어 후공정 부문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응용처별로 보면 파운드리 및 로직 반도체 분야의 팹 장비 매출액은 머츄어 노드에서의 견조한 투자에 힘입어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586억 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선단 기술에 대한 수요 증가,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등 새로운 디바이스 아키텍처 도입, 생산능력(CAPA) 확대에 따른 투자 증가로 인해 웨이퍼 팹 장비 매출액은 내년 2.8%, 2026년 15% 성장해 69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관련 설비 투자는 AI를 위한 HBM 수요 증가와 지속적인 기술 전환에 힘입어 2026년까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플래시 장비 시장은 공급과 수요가 점진적으로 정상화되면서 올해 0.7% 증가한 93억 달러로 소폭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47.8% 늘어난 137억 달러, 2026년 9.7% 증가한 151억 달러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D램 장비 시장은 올해 35.3% 증가한 188억 달러로 큰 폭의 성장을 보인 뒤 2025년과 2026년에는 각각 10.4%, 6.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대만, 한국은 2026년까지 최대 반도체 장비 투자 국가의 위치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올해 장비 투자액은 4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2026년까지 가장 큰 반도체 장비 투자국가의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장비 지출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감소세를 보이다 내년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국은 투자액이 지속 성장하다가 내년에 다소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2026년에는 모든 지역의 반도체 투자액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경제=이성진 기자 lees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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