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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與, '탄핵 트라우마'에 자성론 실종…"여전히 영남당"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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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찬성파 색출, 인민재판"…"국민들 계엄 트라우마 먼저 생각했어야"

권성동 "탄핵 직후 격앙됐던 분위기 누그러져…배려·화합 호소"

연합뉴스

의원총회 참석한 권성동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4.12.16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김치연 조다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좀처럼 자성론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색출하려 하거나 거칠게 비난하는 등의 행태는 국민 눈높이에 더더욱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탄핵의 시발점이 된 '계엄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을 외면하고 있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조경태 의원은 17일 SBS 라디오에서 "(당이)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에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비난하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 7명 중 한명이다.

실제로 탄핵안 가결 직후 열린 지난 14일 의원총회에서는 탄핵에 찬성한 비례 의원을 '제명하자'는 주장이 나왔고, 한 친윤계 의원은 소속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 "이재명과 민주당 부역자들은 덜어내자"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KBS 라디오에서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의총장에서 한 명씩 고해성사하자는 식으로 거의 인민재판을 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2차 탄핵안 표결에서도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했던 것에 대한 비판론도 내부에서 제기된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은 "우리가 탄핵에 찬성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반대 당론'을 정하지 말고 의원들 개인의 소신에 맡겼어야 했다"며 "우리 당이 여전히 영남 중심의 당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결국 당을 그냥 '영남 자민련'으로 축소해버리고 권력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끼리는 똘똘 뭉쳐서 지역에서 의원 배지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 아니냐"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이 사실상 지지층도 설득하지 못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탄핵에 반대하는 여론이 10% 남짓인데, 국민의힘은 10명 중 한 명만 바라보고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대인데, 이런 식으로 하면 지지층도 절반은 떠나간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이어 "정치인이라면 자신들의 '탄핵 트라우마'보다 국민의 '계엄 트라우마'를 먼저 생각했어야 했다"며 "탄핵 트라우마가 계엄 트라우마를 능가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탄핵에 찬성했던 한동훈 대표가 사퇴한 가운데, 탄핵에 반대했던 친윤(친윤석열)계와 중진 의원들이 당 수습 전면에 나서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한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친윤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나선 상황이다.

반면에 앞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던 의원들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탄핵안 가결 후 열린 두 번의 의원총회에서도 탄핵 찬성파 의원들이 마이크를 잡은 경우는 없었다고 한다. 당 안팎에서는 반대파들의 원색적 비난이 찬성파들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계엄 선포가 헌법과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 그런 부분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중대한 위반행위냐 여부는 헌재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탄핵 가결 직후 감정이 격앙된 나머지 몇 의원이 감정을 표출했는데, 지금은 많이 누그러진 상황"이라며 "계속해서 탄핵보다 분열이 더 무섭다고 강조하면서 서로 배려하고 화합하자고 호소했고, 많은 의원이 그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chae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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