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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저사마귀의 '족저'라는 말은 한자로 '발 족(足)'에 '바닥 저(底)'를 사용한 한자말이다. 순우리말로 완전히 풀어쓴다면 '발바닥 사마귀'라고 부를 수 있겠다.
해부학적 의미로만 보면 발바닥에 생긴 사마귀만을 일컫는 말이겠지만, 사실상 △발등 △발날 △발가락 사이 △발목 △복숭아뼈 등 발 근처에 생긴 사마귀를 모두 일컫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런 만큼 제대로 표현하자면 '발바닥 사마귀'보다는 '발 사마귀'라는 말이 더 정확하겠으나 일반적으로는 발바닥, 즉 족저사마귀라는 말이 더욱 흔히 사용된다.
발은 하루 종일 힘들고, 험하고 더러운 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관심은 많이 받지 못하는 부위다. 그렇다 보니 사마귀를 비롯한 각종 질환이 있어도 초기에 잘 발견하지 못하다가, 병이 방치되어 증상이 심해지거나 악화되기 십상이다.
족저사마귀를 제거하려고 침이나 뜸, 레이저 등을 시도하다 깊은 상처를 만들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렇게 사마귀를 제거하다 발에 상처가 생겼다고 해도, 발을 쉬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이고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발의 입장에서는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발견도 늦고, 문제가 있더라도 바로 쉬기 어려운 만큼, 발에 사마귀가 생기면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발바닥 사마귀 관리의 첫 번째는 휴식이다. 발에 압박을 주지 않고 가급적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려면 가급적 차를 타고 다니고, 오래 서 있거나 걷는 것을 삼가야 한다. 그리고 얼굴의 피부에 정성을 쏟듯, 발 피부도 청결 관리와 보습에 신경을 써야 한다. 적절한 족욕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발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발에 땀이 많다면 여분의 양말을 준비해서 하루 중에도 갈아 신는 것이 좋다. 발에 땀이 나는 발바닥 사마귀 환자는 다른 환자들에 비해 잘 낫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데, 각질이 손상되어 바이러스가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관리를 한 후에도 족저사마귀가 잘 낫지 않는다면 반드시 면역치료를 받아야 한다. 원인이 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를 없애지 않으면 발 사마귀는 계속 번지기 때문에, 원인 치료를 꼭 해야 하는 것이다.
글 = 이경엽 원장(노들담한의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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