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은 북한 지령? >
[기자]
대통령 탄핵 이후 일부 보수층 중심으로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 성향의 커뮤니티에서 한 인터넷 기사를 토대로 민주당이 탄핵 찬성 집회에서 '북한식 표기법'을 썼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들고 있는 손팻말 보면서 설명 드릴게요. 탄핵의 '탄' 자가 티읕이 아니라 디귿 위에 한 획을 그은 형식, 이 표기법이 바로 북한 서체라는 겁니다.
시민이 든 손팻말에도 똑같이 표기된 게 보이죠.
[앵커]
실제 북한이 저렇게 쓰는 건가요?
[기자]
그래서 확인해봤습니다.
어제(16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인데요. '괴뢰한국에서 윤석열에 대한 탄핵안 가결, 대통령권한 정지' 제목 보시면 탄핵의 '탄' 자가 티읕이 아니라 디귿 위에 한 획을 그은 형태로 확인됩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 지지 성향의 커뮤니티에선 '거 봐라' 이런 반응인데요.
"소름이 돋는다" "한 번도 저런 표기 본 적 없다" "간첩 인증했다" "급하게 만드느라 빨갱이 사상 못 숨겼다" 이런 의혹과 비난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저는 저런 표기, 어릴 때 많이 본 것 같은데 북한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건가요? 이번 탄핵은 12·3 내란 사태 때문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과는 별개로 윤 대통령 본인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인데요.
그래서 지나친 음모론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한 국어학자는 "북한에서는 ㅌ보다 ㄷ 위에 한 획을 더한 형태를 쓰고 있다" 하지만 "남한은 두 가지 형태를 다 쓰고 있다"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검사 탄핵 반대' 집회 당시 사진 보시면 나경원, 추경호, 김기현 의원이 든 손팻말에 모두 북한식 표기법으로 적혀 있습니다.
그런 식이면 국민의힘도 북한의 지령을 수행하는 거 아니냐는 논리적 모순에 충돌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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