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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내년 계획 전면 수정할 판"…재계, 산적한 불확실성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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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경기 침체, 통상 환경 급변, 12.3내란 '삼중고' 직면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 개최 등 주요 그룹 잇단 회의

재계, 국회의장 만나 무쟁점 법안 조속 처리, 우려법안 신중 처리 요청

노컷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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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와 통상 환경에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삼중고(三重苦)'를 겪는 재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탄핵안 국회 처리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사실상 차기 정부 출범 전까진 정부의 온전한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잇단 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한편 정치권에 여야가 의견을 함께하고 한 주요 산업 지원법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며 '투 트랙 전략'에 나섰다.

삼성전자, 사흘간 전략회의…LG전자, 조만간 확대 경영회의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사흘 간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 계획 구상에 나선다.

△17일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의 전사, MX(모바일경험)사업부 △18일 VD(영상디스플레이), DA(생활가전)사업부 △19일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등이 회의에 나서는데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과 DS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각각 회의를 주관한다.

이재용 회장은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에 관련 내용을 보고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이번 회의에서는 제품별 판매 확대 전략과 환율 위험 상승 등에 따른 리스크 헤징 전략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IMF와 OECD 등은 내년 세계경제성장률을 올해와 비슷한 3%대로 예측했지만, 미국 미국 신(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가 글로벌 경기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계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확정후 강달러 기조가 강화된 가운데 탄핵 정국까지 더해지며 지난달 말 1394원대(29일 기준)였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439원대까지 치솟는 등 경영 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 12일 구광모 회장 등 최고경영진이 회의를 열고 내년 중점 경영 과제를 논의한 LG그룹은 계열사 별로 내년 경영 전략을 다시 점검한다.

LG전자는 오는 20일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주관으로 전사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내년도 경영 전략과 추진 방안 등이 논의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CEO 주관 전사 확대경영회의를 진행하는데 이번 회의에선 LG전자 본사와 각 사업본부 경영진, 해외 지역대표, 법인장 등을 포함해 총 300여명의 임원이 현장과 온라인을 통해 참석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미국 새 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환경 변화만으로도 벅찬 상황이었는데 내년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시점에서 날벼락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탄핵안 가결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차기 정부 출범 전까지는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없어 투자 등을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쟁점 법안 연내 통과" 요청…"기업 부담 입법 신중해 달라"


노컷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단체 비상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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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기업 차원에서 해결하기 힘든 입법과 외교력을 두고 정치권에 협력도 잇달아 요청하고 있다.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이 연 '경제계 비상 간담회'에 참석한 경제4단체장은 여야가 이견이 없는 산업지원법은 조속히 처리해 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기업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법안은 대내외 악재가 쏠린 현 시점에선 신중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최근의 정책적 혼란은 내수는 물론 외환, 금융시장까지 전방위적으로 불안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정도로 위축되어 있는데 국회가 경제살리기를 위한 입법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보조금 지원과 근로시간 규제완화를 위한 입법을 추진해준다면 기업들이 큰 힘을 얻을 것이고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상법 개정이나 법정 정년 연장 등은 국회에서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해달라"고 덧붙였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여야 모두 민생 안정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데 초당적 협력을 통해 무쟁점 법안만이라도 연내 통과를 시켜달라"고 요청했다.

기업 비밀 유출 가능성 등이 제기된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과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 등 재계의 우려가 큰 법안에 대한 신중한 처리도 요청했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지금 어려운 때이니 기업에 힘을 주는 입법은 적극 추진하고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사안은 당분간 신중해 달라"고 힘을 보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외교 창구 부재에 대해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태원 회장은 "미국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 가능성을 기업들이 우려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지만 기업 혼자만의 힘으론 해결하는데 한계도 있고 벅찬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의 외교력이 절실한 시점이지만 여건상 외교력이 온전히 발휘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 의장에게 적극적인 역할을 부탁했다.

윤진식 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데 대미 친선 의원 외교도 해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경제단체장들은 지난 12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 16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전 세계가 방어 진지를 정비하고 무장해 혹시 모를 무역 전쟁을 대비하고 있는데 우리 기업들은 평상복에 소총 한 자루 들고 떨고 있는 모양새"라며 "정부 차원의 대응에 기대기보다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자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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