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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생태계 흔드는 갑질”… CJENM, LGU+에 채널 사용료 15% 이상 인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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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일러스트=챗GPT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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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케이블TV에서 불거진 ‘블랙아웃’ 사태가 인터넷TV(IPTV)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 초 CJ온스타일이 송출 수수료 인하를 주장하며 딜라이브 등 3개 케이블TV 업체에 홈쇼핑 방송 송출을 중단한 데 이어, 최근 CJENM이 IPTV 업체를 대상으로 자사 채널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압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세로 어려움에 빠진 유료방송 생태계를 흔드는 갑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CJENM은 최근 IPTV 사업자 LG유플러스에 자사 채널 프로그램 사용료를 15% 이상 올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CJENM은 tvN, tvN 스토리, 올리브, 엠넷, 투니버스 등 14개 채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멀티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다. CJENM이 요구한 인상률은 2023년 IPTV업계 콘텐츠 대가 인상률보다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IPTV업계 콘텐츠 대가(채널 프로그램 사용료)는 9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IPTV업계는 CJENM이 요구한 인상률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IPTV업계 관계자는 “IPTV 가입자 수는 크게 증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채널 프로그램 사용료를 두 자릿 수로 올려달라고 하는 건 과도하다”라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TV 가입회선 수는 약 2107만개로, 작년 동기(약 2081만 개) 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 따르면, 앞서 지난 2021년에도 CJENM은 LG유플러스를 상대로 전년 대비 20%가 넘는 채널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면서, 수용하지 않을 경우 ‘유플러스 모바일TV’에 송출하는 자사 채널 프로그램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한 바 있다. 2020년에는 딜라이브 측에 채널 프로그램 사용료를 20%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CJ ENM이 운영하는 14개 채널의 방송 송출을 중단하는 블랙아웃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시기 모두 과기정통부의 중재로 극적인 합의가 있었지만,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에 대한 합의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았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CJENM이 재정 상황이 취약한 케이블TV업체 딜라이브와 IPTV업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에 과도한 인상 요구를 했던 것은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업자를 통해 선제적으로 가격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며 “추후 다른 회사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수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문제는 유료방송업계가 CJENM의 ‘블랙아웃’ 조치에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지상파 채널의 경우 PP가 송출을 중단할 경우 방송 재개 명령을 정부가 내릴 수 있다는 근거 조항이 방송법에 규정돼 있지만, CJENM이 운영하는 일반 채널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또한 방송법(제85조의 2)에서 규정한 정당한 사유 없이 채널·프로그램의 제공 접근을 거부·중단·제한하는 ‘금지행위’에 해당한다고 해도 현재 방통위원장의 부재로 신속한 제재 결정을 내리는 게 어려운 상황이다. 금지행위에 해당할 경우 관련 사업 매출의 최대 2%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지난해 CJENM의 방송사업매출은 8679억원이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업체간 계약은 자유이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기가 어려운 데다, 블랙아웃이 일어날 경우 정부가 나서서 제재를 하려고 해도 시정명령을 내릴 법적 근거도 불충분하다”면서 “방송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할 경우에는 제재가 가능하지만, 통상적으로 방통위가 이를 판단하는 데도 수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방통위원장이 부재한 상황이라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며 “유료방송업체들이 채널 공급이 끊긴 상태로 오랜 시간을 버티면 가입자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CJENM이 자사 수익성 개선을 위해 유료방송 생태계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글로벌 OTT의 영향력 확대로 수세에 몰린 CJENM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채널 프로그램 사용료가 대폭 올라가면 협상력이 떨어지는 중소 PP의 사용료는 그만큼 내려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안 교수는 이어 “CJENM의 과도한 수익성 개선 노력은 유료방송 생태계를 흔드는 갑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CJENM의 커머스 부문인 CJ온스타일은 지난 5일 0시부터 딜라이브, 아름방송, 씨씨에스충북방송 등 3곳의 케이블TV에 홈쇼핑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CJ온스타일은 이들 업체들에 홈쇼핑 방송 송출 수수료를 기존 대비 60% 인하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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