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에 신설 신고…이르면 이달 수리 여부 결정
지점 전환 가능성도…“국내 은행 영향은 제한적”
보험·지주·카드에 은행도…韓 사업 키우는 푸본금융
대만계 푸본금융그룹이 최근 금융 당국에 푸본은행 한국 사무소 신설 신고서를 제출했다. 신고서가 수리되면 대만계 은행이 국내에 세우는 첫 사무소가 된다. 사진은 푸본금융그룹 사옥 전경. [푸본금융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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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대만 시가총액 1위인 푸본금융그룹이 최근 국내 금융 당국에 푸본은행 한국 사무소 신설 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르면 이달 중 처리될 전망이다. 이는 대만 은행 중 국내 첫 진출 사례다. 푸본금융그룹이 보험을 시작으로 국내 금융업계에 발을 들인 이후 지주(우리금융), 카드(현대카드) 지분 인수에 이어 은행업권까지 확장하는 모양새다.
1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만 푸본은행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사무소 신설 신고서를 제출했다. 국내에 사무소를 열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다. 금융위에 따르면 은행 사무소 신설은 신고제로 운영한다. 다만 당국이 해당 신고서를 ‘수리’해야 절차가 마무리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푸본은행이 사무소 신설 신고서를 제출했다”며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규정상 사무소 신설 신고서가 접수된 뒤 30일 안에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이달 중에는 수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푸본은행이 국내에 사무소를 세우는 것은 국내에 진출한 대만계 기업들과 대만 현지 은행 간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 나아가 향후 푸본은행이 국내 시장조사를 거쳐 지점을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무소를 우선 세우고 상황을 보다가 지점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지점을 설립한 외국계 은행은 총 33곳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지점 수는 39개다. 미국과 중국계 은행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푸본은행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만과 한국의 무역이 늘면서 현지 거점이 필요하니 사무소를 차리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 진출한 기업의 신용 업무나 부수 업무 네트워크 등을 담당할 것”고 말했다. 이어 “굳이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지점으로 전환해 현지 기업 위주로 기업금융을 하면서 사업을 확장할 수도 있다”며 “금리 경쟁력이 얼마나 되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다만 이런 움직임이 국내 은행들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의 경우 ‘틈새시장’으로 봐야 한다”며 “원화 조달 능력 등 기존 은행들의 인프라에 비할 바는 못 되기 때문에 각자의 영역에서 사업성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푸본금융그룹은 대만에서 보험, 은행, 증권, 자산운용 등 여러 금융 계열사를 보유한 그룹이다. 푸본현대생명보험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푸본금융그룹은 대만 내 시가 총액 1위다. 중국,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영국, 벨기에 등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8년부터 사업을 키웠다. 그해 9월 현대자동차그룹으로부터 현대라이프(현 푸본현대생명) 지분 82.9%를 인수하며 국내 보험업계에 발을 들였다. 그다음 해에는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4%를 인수했고, 2022년에는 현대카드 지분 19.98%도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보험사 추가 인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 2020년에는 푸르덴셜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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