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에 아트센터 나비 관련 내용 고발장 제출
적자에도 투기성 투자행위 자금 출처 불분명…규명 필요 주장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ㅣ연합뉴스 |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군사정권범죄수익국고환수추진위원회(이하 환수위)는 문화관광체육부에 아트센터 나비의 정부보조금 부정수령과 보조금 횡령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냈다고 18일 밝혔습니다.
환수위는 "아트센터 나비는 매년 국민 혈세인 7억원의 정부보조금을 받아왔지만 방만경영 뿐만 아니라 횡령의혹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며 "이에 해당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 검찰 등 사정기관에 고발조치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익제보 문건을 문체부에 제출했다"고 전했습니다.
환수위는 공익신고를 통해 "아트센터 나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고 보조금을 집행한 관련 기관과 해당 책임자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 국민혈세낭비의 실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환수위는 "아트센터 나비의 단일 운영자인 노소영 관장은 정부 지원금 수령을 위해 나비를 형식으로만 운영해온 정황이 적지 않다"며 "이는 막대한 세금을 수령하고도 예술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전시 등에는 매우 소홀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아트센터 나비의 최근 5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받은 정부보조금은 약 34억원으로 2019년 9억4104만원, 2020년 7억8197만원, 2021년 7억8978만원, 2022년 5억5469만원, 2023년 3억3785만원 등입니다.
환수위 관계자는 "나비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맞춰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지난 5년 동안의 전시 등 행사 및 활동 일수를 보면 전시 관리 및 운영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5년 간 나비가 전시회를 연 기간은 총 230일인데, 계산해 보면 1년에 46일만 전시회를 연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는 또 "이는 정부보조금 수령을 위해 형식적으로 나비를 운영해온 것 아니냐는 의심의 합리적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거기에 최근 불거진 직원의 20억원 횡령사건과 임대료 미지급 소송 건 등을 감안할 때 내부적으로 자금운영 실태가 매우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아트센터 나비는 5년간 34억원을 받았지만 이 기간 누적 적자가 48억원에 달하며 2019년 200억원 규모였던 자산도 지난해 말 기준 145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환수위에 따르면 나비는 수익도 전무하고 대부분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돼 온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런 가운데 직원 한 명이 20억원을 횡령할 수 있는 조직구조라는 것도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환수위는 "나비의 적자 이유는 인건·관리비 지출 때문인데 실제 나비에 근무한 정직원 수가 몇 명인지 불분명하고 이들에게 적지 않는 급여를 지급할 일도 없고 다른 이유도 없어 급여를 수령한 이들이 노소영 주변 관계자들의 특수관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누적 적자가 심화됐음에도 나비의 이사진에는 수년째 변화가 없습니다. 이사진은 총 6명으로 5년 이상 장기간 직무를 수행 중인 이들은 노소영 관장을 포함해 3명입니다.
수년간 적자가 쌓이는 와중에도 인건비의 감소폭은 작습니다. 2022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당시 직원 16명에 지급된 고정성 인건비는 7억7000만원 규모인데 이는 정부에서 지원받는 1년치 예산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환수위는 "미술계에서는 이미 나비에 왜 매년 고액의 보조금이 수년간 지급됐는지 의문을 품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나비가 방만경영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이사진이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역시 이사진과 노소영 관장의 관계가 특수관계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며 "미술계 등에서는 사실상 노소영 관장 중심으로 운영돼 온 법인인 만큼 이사들이 모두 어용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환수위는 "노소영 관장은 그동안 나비를 통해 받은 정부지원금을 본래 목적에 맞지 않는 용도에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나비는 금융투자로 수억원의 손실을 보고 이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트센터 나비는 금융상품평가손실 및 외환차손으로 지난해 6억688만원의 손실을 봤으며 지난 2022년에도 8억210만원 평가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환수위는 "지난 2022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0억7769만원에서 지난해 6억4959만원으로 급감했다"며 "같은 기간 단기금융상품은 10억원에서 69억9184만원으로 대폭 늘어났는데 이는 노소영 관장은 나비를 이용해 거액의 현금을 금융투자에 쓴 것이라야는 이야기다. 적자로 허덕이는 미술관이 금융투자에 수십억원을 투자하는 것은 수십억원의 정부지원금 사용 없이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환수위는 "문체부는 나비의 운영실태를 철저히 조사해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그동안 지원된 모든 지원금을 회수해야 한다"며 "아울러 방만경영과 횡령의혹 등도 정황이 드러날 경우 검찰 등 사정기관에 고발조치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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