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임종훈 의결권 제한은 법원 기각
한미약품 "주주들, 全 안건 반대" 요청
결국 소액주주들의 선택이 승부 갈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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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미약품의 임시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 측과 4자연합 간 갈등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지난 17일 수원지방법원이 4자연합(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모녀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킬링턴유한회사)이 제기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의결권 제한 가처분을 기각하면서, 임시 주총에서의 표 대결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미약품, 주주들에게 "모든 안건 반대" 요청
한미약품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들에게 임시 주총 안건에 대한 반대를 요청하며, "회사의 혁신 성과 창출과 경영 안정, 미래 가치 보호를 위해 모든 안건에 반대해달라"고 밝혔다. 회사는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는 △사내이사 박재현(한미약품 대표) 해임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한양정밀 회장) 해임 △사내이사 박준석(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선임 △사내이사 장영길(한미정밀화학 대표) 선임 등 4가지 안건이 상정돼 있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형제 측(임종윤 사내이사,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 4명, 모녀 측이 6명으로 나뉘어 있다. 형제 측은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이번 임시 주총에서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회장을 해임하고, 박준석 부사장과 장영길 대표를 새롭게 선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지난 13일 형제 측이 제안한 모든 안건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모녀 측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됐다. 국민연금은 한미약품 지분의 10.02%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형제 측의 해임 사유가 불충분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소액주주들의 선택이 승부 가를 전망
17일 법원이 임종훈 대표의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면서 형제 측은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의 40%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임 대표의 의결권 행사가 주총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사 해임 안건은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형제 측 단독으로는 성사시키기 어렵다. 결국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39.14%가 임시 주총의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이 주주들에게 안건 반대를 적극 요청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모녀 측에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와 한국ESG평가원 등이 형제 측의 해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이들은 박재현 대표가 재임 중 매 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을 들어 형제 측의 부실경영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임시 주총에 대해 "회사의 미래 가치와 경영 안정이 달린 중요한 사안"이라며, 주주들이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를 참고해 신중한 결정을 내려줄 것을 당부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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