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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中 전기차 공세에 고전, 日 혼다-닛산 합병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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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높이려 경쟁사와 손잡아… 23일 경영통합 정식 발표할 예정

미쓰비시 포함해 합병 가능성도… 성사땐 판매량 현대차그룹 제쳐

동아일보

혼다 ‘C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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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위 완성차 업체인 혼다와 3위 닛산이 합병 등 광범위한 협력에 나선다. 중국 전기차의 부상과 미국발 기술 전쟁 속에 일본의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힘을 합쳐 투자 여력을 높이고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합병이 성사되면 판매량 기준으로 3위인 현대자동차·기아를 제친 거대 완성차 그룹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함께 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각 사가 지주사 산하로 들어가는 합병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두 회사는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주회사 통합 비율 등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매체 TBS는 “이달 23일에 혼다와 닛산이 ‘경영통합’에 대한 정식 발표를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은 일본 취재진에 “닛산뿐 아니라 미쓰비시와 협업을 포함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합병)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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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사의 경영을 통합하는 합병이 성사되면 판매량 기준 세계 3위 완성차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올해 1∼3분기(1∼9월)에 혼다는 280만8000대로 8위, 닛산은 227만8000대로 11위에 위치했다. 닛산이 주식을 24%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일본 완성차 업체 미쓰비시는 58만9000대로 26위다. 미쓰비시까지 한 울타리 안에 합쳐지면 올 1∼3분기 기준 세 회사의 합산 판매량은 567만5000대로 현재 3위인 현대차·기아(495만 대)를 훌쩍 뛰어넘는다.

경쟁사이던 혼다와 닛산이 합병 추진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의 경영 부진이 한몫했다. 혼다와 닛산은 비야디(BYD)나 지리자동차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는 바람에 중국이나 동남아 등에서 고전해 왔다. 혼다는 중국 7개 생산 라인 중 3곳의 폐쇄를, 닛산은 전 세계 사업장 직원(약 13만 명)의 6.9%에 달하는 9000명에 대한 감원을 각각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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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엑스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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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애플 아이폰 제조기업으로 유명한 대만의 폭스콘이 닛산 인수를 시도한 점이 기폭제가 됐다고도 평가한다. 폭스콘은 지난해 닛산 출신 세키 준을 전기차 사업을 이끄는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한 뒤 최근 닛산 지분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폭스콘이 닛산의 지분 15%를 보유한 프랑스 완성차 업체 르노와 접촉을 시도한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혼다와 닛산의 통합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는 것이다.

합병이 현실화된다면 각 사는 자율주행이나 전기차 등 개발에 대형 투자를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혼다는 그동안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미래차 분야에서 협력해 왔는데 최근 관계를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혼다는 올 3월에도 닛산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개발에 나서기로 하는 등 닛산과의 협력을 확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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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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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는 경쟁사와의 동맹 맺기가 활발하다. 현대차는 올 9월 GM과 포괄적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같은 달 독일 BMW와 일본 도요타는 수소차 개발에서 협력하겠다고 선언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차과 교수는 “중국 업체들이 부상하고 전기차나 자율주행 개발이 활발해지자 위기의식을 느낀 기존 완성차 업체 간 동맹 논의가 가속화됐다”며 “현대차의 경우 현재 경영 성적표가 좋지만 시장이 급변하고 있기에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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