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건조 중인 장보고-Ⅲ 가상 이미지. 방위사업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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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군함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영국 군사 전문지 제인스에 따르면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노후 군함 교체기 등으로 향후 10년간 1,100여 척의 군함(113조 원 규모)이 새로 건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K9 자주포, FA-50 등 전 세계의 지상과 하늘에서 K방산이 맹활약하는 가운데, 이제 K군함이 나설 차례가 됐다.
높은 국산화를 자랑하는, 3,000톤급 중형 잠수함 장보고-III는 이미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캐나다, 폴란드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장보고-III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10조 원 규모 호주 호위함 사업 수주 실패는 K방산의 미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실패 원인을 놓고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원팀 구성 불발’을 주요 이유로 꼽고 있다.
방산 수출은 무기 수입국이 반대급부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제안하는, 이른바 ‘절충교역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무기 성능과 더불어 정부의 절충교역 지원 역량도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관련 제도와 지원은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
기업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그 후에 정부가 지원에 나서는 현재 방식은 한계가 분명하다. 이제 정부가 키를 잡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때다. 먼저 정부와 관련 기관의 조직과 제도 정비가 선결돼야 한다. 또 금융 지원은 물론, 무기 수입국이 요구하는 절충교역을 책임지고 보증해 주는 시스템의 제도화가 절실하다. 해당 국가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수요자 중심의 수주 전략을 정부와 기업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따라서 기업 자율로 맡기면 이해관계가 얽힌 기업 간 원팀 구성은 쉽지 않다. 정부 역시 방산 수출의 핵심 플레이어라는 생각으로, 직접 수출 체계를 구축하고 주도해야 한다.
K군함도 마찬가지다. 우선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부터 정부가 명확한 기준을 갖고 추진 방식을 속히 결정해야 한다. KDDX 사업이 성공하면, 전 세계 군함 시장을 호령할 명품 군함이 탄생하게 된다. 마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우리 조선 업계를 향해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K조선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커지고 있다. 오랜 시간 힘든 시절을 버텨온 대한민국 조선 산업이 다시 도약할 기회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IT 산업, 전자 산업, 기계 산업이 어우러져 함께 만든 K군함은 앞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새로운 견인차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제 호주 호위함 사업과 같은 실패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각 기업이 수요자 중심 전략으로 원팀을 만들면 K군함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다.
김대영(한국국가전략연구원 군사전문연구위원, 전 해군발전자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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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군사전문연구위원, 전 해군발전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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