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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글로벌 시장 강타한 'K-푸드' 열풍…수출량 최고치 [2024 식음료결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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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수출 8.1% 증가…품절 대란 김밥 39.3%↑·K-푸드 대표 라면 30%↑

아시아권 넘어 서구권으로 확장 중…"내수 쉽지 않아, 수출 집중 계속"

[편집자주] 올해 유통 키워드는 '고물가', 'e커머스 재편', '기후플레이션'으로 압축된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속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며 온오프라인의 경쟁 구도는 심화됐다. 중국발 C커머스의 공습과 티메프 사태로 e커머스 역시 환경이 녹록잖았다. 식품업계도 글로벌 기후 이상 변화에 따른 원재료 폭등과 가격 인상이 이어지며 장바구니 부담은 가중됐다. K-뷰티 선방에도 불구하고 소비재인 의류, 화장품 업계 역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업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여기에 정국 불안까지 겹치면서 유통가는 그 어느 때 보다 혹독한 한 해를 마무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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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판매하고 있다. /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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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과거에도 식음료 산업에서 수출은 '한류'에 힘을 입고 펼쳐나갔지만, 이제는 수출의 중요성이 내수 시장보다 더 커진 상황이다. K-팝 스타, 전 세계로 흥행한 K-드라마 등으로 아시아권 수출에만 그쳤던 K-푸드의 열풍은 서구권까지 침투하고 있다.

K-푸드의 큰 축을 차지했던 라면 수출은 올해도 빛났고, 냉동 김밥 열풍으로 쌀 가공품 수출도 크게 늘었다. 경기 침체로 내수 중심의 식음료 기업들은 올해 실적에서도 쓴맛을 삼켰지만, 수출에 집중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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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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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기준 K-푸드 수출 8.1%↑…김밥 등 쌀가공식품 39.3%↑·K-라면 30%↑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농식품 수출 누적액(잠정)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90억4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상위 품목인 라면(11억3800만 달러), 연초류(10억1300만 달러), 과자류(7억600만 달러), 음료류(6억900만 달러), 커피조제품(3억400만 달러), 쌀가공식품(2억7500만 달러)는 모두 11월 말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특히 주목받았던 상품은 '냉동 김밥'을 전면에 내세운 쌀 가공식품이다. 국내 냉동 김밥 제조업체 '올곧'의 냉동 김밥은 현지 마트 채널인 트레이더조스에서 품절 대란을 겪었다. 쌀 가공식품은 11월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9.3%가 늘어난 수출 실적을 보였다.

라면 수출은 전년 대비 30% 늘었는데 가장 빛난 업체는 '불닭'의 삼양식품(003230)이다. 삼양식품의 까르보불닭을 선물 받은 텍사스 소녀가 기뻐 울음을 터트리는 것은 SNS에서 화제가 됐고, 덴마크 식품 당국이 '너무 매워' 리콜 조치를 했던 사례는 오히려 호재가 됐다.

미국 시장 라면 2위 업체 농심(004370)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2024년 4분기부터는 미국 월마트 내 '아시안푸드' 코너에서 '메인 코너'로 이동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후발주자 오뚜기(007310)는 오너 3세 함연지씨가 오뚜기 아메리카로 입사하는 등 라면 수출액을 1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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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서울국제식품 산업대전(서울푸드 2024)'에서 참관객이 냉동김밥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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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아세안 넘어 미국·유럽 등 서구권으로…제품 평균 단가 상승효과

중국과 아세안 시장에 집중됐던 수출 시장도 미국·유럽 등 서구권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이다.

대 미국 수출은 11월까지 14억442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가 늘었고, 유럽은 6억1950만 달러로 25.3%가 늘었다. 중국이 13억7770만 달러(7% 증가), 아세안 시장이 17억2530만 달러(3.6% 증가)하고, 일본은 오히려 전년 대비 5.2% 줄어든 12억7360만 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빠르다.

비교적 선진국인 서구권 지역의 수출 확대는 현지 물가에 맞춘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기존 제품의 평균 가격을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매출 대비 영업이익도 큰 폭의 증가가 가능하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K-콘텐츠 영향에 더해 불황형 소비 트렌드의 영향이 컸다"며 "실질 가계 소득이 감소하면서 저렴하게 한 끼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식품들을 찾기 시작했다. 가격이 저렴하고, 탄수화물로 이뤄진 주식인 점, 모디슈머로 소셜 교류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맞물려 라면의 수요가 글로벌 지역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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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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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매출 큰 업체는 웃고, 내수 중심 업체는 울고…"수출 집중 계속"

올해 주요 식품기업들의 실적도 해외 매출에 따라서 영향이 컸다. CJ제일제당(097950)은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식품 사업 해외 매출은 1조40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1조5690억 원으로 6% 줄었다.

농심은 3분기 실적에서 국내 공장의 수출이 33.5% 늘었지만, 내수에서 스낵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6%, 음료 매출이 13.8% 줄어들면서 3분기 매출은 0.6% 감소, 영업이익도 32.5% 크게 주저앉았다.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오뚜기·해태제과(101530)는 각각 3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636억 원, 1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4%, 8.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 시장은 저출산으로 인구 감소에 접어들면서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여기에 물가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으로 가격 인상도 쉽지 않아 영업이익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며 "식음료 업계의 수출 집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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