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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권한대행의 권한은 어디까지인가? [12월19일 뉴스뷰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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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씰 증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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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2.19) 아침신문 1면에는 △검찰 ‘윤석열 내란’ 수사, 공수처로 넘겨(4곳) △한덕수 권한대행, 양곡법 등 거부권 사용할 듯(3곳) 등의 기사가 주요하게 보도됐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② Now and Then : Blueming(아이유, 2019)





① 차이의 발견



# 권한대행의 거부권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오늘(19일) 오전 10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에 대해 전부 또는 일부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대행은 또 오는 1월1일이 시한인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에 대해서도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1. 12월19일 거부권



1) 농업 4법



- 지난달 28일 야당 주도로 양곡관리법과 농업재해보험법 등 ‘농업 4법’과 국회법 개정안,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 등 6개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권한대행은 오늘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이 법안들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심의합니다.



- 정부는 이들 6개 법안에 이전부터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 양곡관리법은 쌀값이 평년 가격보다 급격하게 내려갈 때, 농협이 시장 수요보다 많이 공급되는 쌀을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하는 법안입니다. 농협이 쓴 돈은 정부재정으로 충당합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한 차례 사용한 적 있습니다.



- 양곡관리법은 농민단체 등에서 꾸준히 요구해 온 법안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쌀소비가 줄어들어 쌀생산을 줄여야 하는데, 이 법이 시행되면 오히려 쌀생산이 더 늘어나 쌀이 더 남아도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기획재정부는 쌀을 사들이는 데 2030년까지 연평균 1조원을 쓰게 될 것으로 추정하는데, 아무래도 반대 입장에선 이 금액을 높게 산정할 가능성이 높아 이 계산이 꼭 맞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 다른 농업 관련 법안들도 대체로 비슷한 내용입니다. 농민의 피해를 정부가 보상해 주는 내용입니다. 농수산물가격안정법 개정안은 다른 농산물에도 양곡관리법과 비슷한 제도를 도입해, 특정 농산물의 ‘기준 가격’을 정하고, 가격이 그 아래로 떨어지면 생산자의 손해를 국가재정으로 보상해 주는 법안입니다.



- 농어업재해대책법은 농민이 재해를 당하면, 해당 작물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부가 보상해 주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 농어업재해보험법은 농어업재해보험에 가입한 농민이 자연재해로 피해를 봐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면 적용되는 보험사의 보험료 할증을 금지하는 내용입니다.



- 이들 법안들은 모두 ‘농민 보호’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법안을 일일이 살펴보진 않았습니다만, 대체로 법 취지에는 동감을 하나, 비용이 무한정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홍수나 가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늘 정부가 피해농민 대책과 지원을 하고, 또 매년 정부가 농민들로부터 사들이는 쌀 수매가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곤 합니다. 즉 이런 농민지원책을 법으로 보장할 것이냐, 아니면 그때그때 정부가 융통성 있게 대처할 것이냐의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 또 민주당에서 특히 호남 등 농촌 지역 의원들이 이 양곡관리법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양곡관리법과 관련한 논의가 지나치게 단순화돼 일반국민들에게 왜곡돼 전해지는 건 아닌가 싶은 의문이 있습니다.



- 양곡관리법이 마치 ‘남아도는 쌀은 정부가 다 사준다’는 식으로 인식되는데, 그렇다면 이 법안이 일반국민들로부터 지지받기 힘듭니다.



- 실제로는 여러 개의 제어판을 설치했습니다. 지난 2023년 초에 마련한 양곡관리법은 ‘초과 생산량이 3%, 가격 하락률이 5%’ 이상이 될 때, 시행하자는 것이었는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됐습니다. 이번에 올라간 법안은 그때보다 더 후퇴해 ‘정부(기획재정부) 결정권’을 더 강화한 내용입니다.



- 우리나라 농업은 산업적 이유 외에도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점점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파, 사과 파동이 일어났는데, 앞으로도 이런 일은 계속 일어날 것입니다. 농업은 다른 산업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없는 다른 차원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농업 보호책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의 문제가 남습니다. ‘법으로 보장해 농민들이 안심(?)하고 작물재배를 하자는 쪽’과 ‘법으로 확정짓지 말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정부가 판단해 결정하자는 쪽’으로 나눠진 셈입니다.



- 양곡관리법 등 ‘농업 4법’의 세부안에 대해 찬반이 있을 수 있고, 반대 쪽에서는 일부 정부재정 부담이나 무리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의 방안은 뭔지, 그냥 ‘농업에 다른 산업과 달리 특혜를 줄 수 없다, 각자도생하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정부가 판단해 지원하겠다’ 쪽에 가까워 보입니다.



- 농업 4법에 대해서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국회 통과 직후, 당시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바 있습니다. 농림부는 “법안 취지는 공감하지만, 남는 쌀을 의무 매수하도록 한 조항 등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일부 조항이 수정되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합니다. 이는 선해해서 해석하면, 법안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2) 국회법



- 농업 4법 외에 국회법과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도 거부권 행사 여부가 주목됩니다.



- 국회 예산안 자동부의제 폐지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은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이 거부권 행사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한 바 있습니다. 국회는 법정 예산안 처리기한인 매년 11월30일까지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정부 예산 원안과 예산 부수법안을 본회의에 자동부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매년 반복되는 예산안 협상 난항 상황에서 기재부와 여당은 이 자동부의 시점을 믿고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이번에 민주당이 ‘감액 예산안’을 통과시킨 것도 이 때문입니다.



- 그런데 개정안은 이 ‘자동부의’ 조항을 폐지하자는 것입니다. 법정처리기한 이후에는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하도록 바꿨습니다.



- 기재부로서는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법안을 꼼꼼히 뜯어보진 않았지만, 이 법안은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는 만일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오히려 발목을 잡게 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때 국회의 권한은 아무래도 다수당 위주로 흐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국회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은 국민의힘 쪽에서는 여당이 아니더라도 반대 입장이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은 국회가 증인·참고인 출석이나 서류 제출을 요구했을 때, 개인정보나 영업비밀 보호를 이유로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입니다. 또 해외 체류 중일 때라도 국회가 부르면 화상 연결 방식으로라도 출석해 증언해야 한다고 돼있습니다. 재계는 이 법안이 시행되면 기업 관계자들이 수시로 국회로 불려나가게 되고, 기업 비밀이 국회를 통해 경쟁국 등으로 새어나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기업 영업 비밀까지 침해해 외국인 국내 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도 합니다.



- 이 역시 좀 논의가 과장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공공기관 관계자도 아닌, 민간기업 관계자를 국회로 부르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이 국민을 상대로 영업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도 국회의 감시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또 단순히 시선끌기용으로 마구잡이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지양해야겠지만, 명백한 잘못이나 의문이 있는 상태에서는 기업 관계자들이 국회에 나와 설명하고 해명하는 것 자체를 무조건 반대해야 할 사안인지 의문이기도 합니다. 또 ‘개인정보나 영업비밀이 침해된다’고 하는데, 어떤 기업인이 국회에 나와서 ‘영업비밀’을 의원들이 묻는다고 다 얘기할까요. 그런 적은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또 상식선을 넘는 요구는 제어될 수 있다고 봅니다.



- 기업 관계자의 국회 출석을 이렇게 법안으로까지 만드는 것에 대해선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왜 이런 법안이 나오게 됐는지를 한 번 생각해 봐야될 것 같습니다. 심각한 비리나 국민들의 의혹이 있는 사안에도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 병원에 입원하거나 해외로 나가는 방식으로 피하는 게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면서, 양쪽이 점점 수위가 올라가는 악순환이 계속된 탓으로 보입니다. 법안을 꼼꼼히 뜯어보지 않아 알 수 없습니다만, 세부안에 일부 과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국민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관계자들을 불러 증언을 요구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2. 민주당은 어떻게?



- 민주당은 한덕수 권한대행이 위 6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일단 곧바로 ‘탄핵’으로 향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 정책 관련 법안들은 일반국민들에게 자세히 알려지지 않은 측면도 있고, 또 찬반도 나눠져 있기 때문입니다.



- 또 1월1일이 시한인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이 남아 있습니다.



- 만일 한 권한대행이 정책 관련 법안이 아닌, 탄핵정국 관련 법안인 이 특검법에 대해서까지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그때는 ‘탄핵’으로 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봅니다. 현재의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3. 특검법



- 어제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 수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넘기긴 했지만, 현재 수사가 경찰, 검찰, 공수처, 군 검찰 등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차리 이 수사는 ‘특검’으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었습니다.



- 현재 한 권한대행이 특검법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긴 하지만, 거부권을 행사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의혹 일체를 수사하는 내란특검법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특검 후보자 중 1명을 권한대행이 임명하게 됩니다.



- 특별검사 후보 추천권을 야당이 독점한다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정부 안에서 나오고 있긴 하지만, 대통령이 내란을 일으키고, 탄핵이 된 지금 상황에서 ‘내란 이전 상황’의 이야기를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 지난번 3번째 김건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과 명태균씨 관련 의혹 등 2개로 좁혀졌었던 반면, 이번 특검법은 디올백 수수, 지방선거 및 총선 개입, 대선 부정선거 등 김 여사 관련 15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4. 헌법재판관 임명



- 현재 비어있는 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해 국회가 지명하면, 이를 한 권한대행이 임명하는 것입니다.



- 이미 후보 3명(민주 2, 국힘 1)이 다 추천돼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탄핵심판을 끌고, 대통령 탄핵을 되돌릴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이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거부권’은 행사하라고 하면서, ‘국회가 지명하면 이를 자동승인하는’ 헌법재판관 임명권은 없다고 하니, 말이 안 되는 논리입니다.



- 민주당은 23일(월) 여당 없이 단독으로 야당 추천 몫인 마은혁·정계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 이 역시 논리적으로 한덕수 권한대행이 임명을 피하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또 중차대한 대통령 탄핵을 헌법재판관 1/3이 비어있는 상태에서 그냥 하자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주장입니다.





5. 추경



- 감액 예산안 통과 직후, 추경을 실시하자는 주장이 일부 어색하기는 합니다.



- 그러나 현재 민생경제가 얼어붙은 상태라 한국은행 총재도 ‘재정의 역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 어제 이재명-권성동 만남에서 이 대표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2025년도 예산이 집행도 안 됐다”며 소극적인 태도입니다.



- 추경 편성 주체도 정부여서, 이 역시 한덕수 권한대행의 몫입니다.



- 민주당은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국정안정협의체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 국민의힘은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는 이재명의 섭정 체제가 아니다”라며 이 협의체 참석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 현재 경제 상황, 그리고 감액예산 등으로 인해 추경은 불가피할 것입니다. 다만 정부는 그 시기를 조율해야 할 것입니다.





6. 사설



<거부권>



- 3곳이 관련 사설을 썼는데, 한겨레·경향은 ‘내란·김건희 특검’에, 중앙은 ‘농업 4법 등’에 대해 초점을 맞췄습니다.



한겨레 = '내란 특검'에 거부권 검토는 국민 뜻 배반하는 행위다
경향 = 한덕수 대행, '내란·김건희 특검법' 즉각 공포하라
중앙 = 농업 4법과 국회증언법, 거부권 행사 불가피하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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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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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 진보·보수 매체의 지적이 같습니다.



한겨레 = 국힘 반성없는 '탄핵 발목', 내란 옹호정당 되려는가
한국 = 제동 걸린 권성동 원톱… 민심 부응하는 비대위원장 찾아야
중앙 = 갈수록 민심에서 멀어지는 국민의힘





② Now and Then



2011년 미국 뉴욕 ‘아큐파이 월스트리트’(Occupy Wallstreet) 집회를 며칠간 취재한 적 있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주코티 공원에는 시위대가 낮에는 시위하고 행진하고, 밤에는 모여서 노래하고, 토론하고, 또 전세계를 향해 인터넷 방송을 하기도 하는 등 해방구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엔 먹거리가 차고 넘쳤습니다. 어디선가 온 자원봉사자가 현장에서 샐러드, 과일 등을 나눠주기도 하고, 인근 피자, 햄버거 가게 등에서는 전세계 각지에서 성원이 쏟아져 인근 가게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렸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시민이 피자 100판’ 등을 밤샘 농성중인 시위대들에게 배달시켜 주곤 했습니다.



이번 국회 앞 ‘탄핵 촉구 집회’에는 ‘선결제 릴레이’가 이어졌습니다. 이번에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응원봉을 들고 집회에 참석한 이들이 많은 탓에 가수들의 ‘한 턱’이 특히 많았습니다. 가수 아이유도 빵 100개, 음료 100잔, 국밥과 곰탕 100그릇, 국밥 100그릇, 떡 100개, 핫팩 등을 선결제 하고, 해당 매장을 방문해 이용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서 아이유를 광고모델로 쓴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이자고 선동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아이유를 신고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어느 사회에서나 극단적인 사람은 있기 마련입니다만, 좀 찌질해 보입니다. 납득은 안 됩니다만, 자신은 ‘탄핵을 반대’ 하는데, 한 연예인은 ‘탄핵을 지지’하는 쪽이라면, 팬심과 정치적 견해를 나누든가, 도저히 마음이 불편해 안 되겠다면 조용히 떠나면 될 일입니다.



더욱이 ‘CIA에 신고하기’라는 건 뭔 말인가요.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일부 극우 사이트를 중심으로 CIA에 신고 당하면 미국 입국이 금지되고, 자녀 유학도 어렵다는 이야기인데, 이미 가짜뉴스로 확인됐다고 합니다. 첨부된 해당 사이트도 가짜라고 합니다. 바쁜 CIA가 언제 그런 일을 처리할까요. 비자나 체류 업무는 미국 국무부 담당이기도 합니다.



또다른 시민들은 오히려 “아이유가 광고한 기업 제품만 팔아주겠다”고 나서기도 합니다.



미국에선 연예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지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선거 때에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게 흔한 일입니다. 또 자유를 갈망하는 대중예술의 특성상, 클린트 이스트우드 정도를 제외하고는 진보 쪽 성향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런다고 대선 이후에 무슨 ‘블랙 리스트’가 도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유가 시민들에게 음식을 대접했을 뿐, 뭔가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낸 것도 아닙니다만, 정치에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는 것에 ‘순수한’이라는 형용사를 붙여 칭송하는 것은 이제 그만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과거 1970~80년대 독재정권 시절 국어시간에 사회비평과는 거리를 둔 개인의 감정이나 풍경 등 서정적인 부분을 주로 다룬 것에 ‘순수문학’이라는 이름을 붙여 박수를 보내는 잘못된 교육 탓이 큰 듯합니다. 사회와 거리를 둔 개인감상만 다루는 문학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사회비평 문학은 ‘불순’한가요.



정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정치는 정치인들만 관심을 두면 되는 게 아니라, 사회 구성원 누구나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며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치란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사회적 영향력이 큰 연예인들은 자신의 정치적 언행에 더 큰 책임을 가져야 하긴 하겠지만, 마치 모든 연예인들이 무균실에서 한 발짝도 떼지 않기를 바라는 건 시대착오적입니다.



오늘 노래는 아이유의 ‘Blueming’(2019)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파란 장미를 피워올린다’는 내용인데, ‘파란 장미’는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것이나, 최근엔 과학 발전으로 현실화 됐습니다. 사람들이 바라는 바가 ‘기적’처럼 이뤄진 것이지요.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도 이런 느낌을 받을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요. 아이유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곡이라고 여겨져 억지로 끌어다 붙여 봅니다. 아이유 작사·작곡입니다.



[MV] IU(아이유) _ Blueming(블루밍)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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