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자정을 넘긴 지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한 무장군인들이 국회본청 진입을 시도하자 국회 직원 등이 격렬히 막아서고 있다.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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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헬기 12대와 대형버스 등 최소 107대의 군용차량이 운용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차(탱크)를 운용하는 육군 제2기갑여단장이 계엄 선포 당일 정보사령부 지휘부와 함께 대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탱크까지 동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19일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계엄 당시 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는 총 107대의 군용 차량을 운용했다. 병력을 수송하는 45인승 버스 26대와 25인승 버스 15대, 군용 오토바이 25대, 소형전술차량 2대 등이다. 블랙호크 헬기(UH-60) 12대도 특전사 예하 제707특수임무단 병력을 국회에 태워 날랐다.

현재까지 파악된 병력 규모는 1500여명이다. 특전사가 총 1139명이다. 구체적으로 특전사 예하 707특임단 197명, 1공수여단 400명, 3공수여단 271명, 9공수여단 22명, 특수작전항공단 49명 등이다. 국군방첩사령부는 200여명을 투입했다. 이들 중 49명은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해 서울 관악구 수방사 지하벙커(B-1 벙커)에 가두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수방사 예하 군사경찰단과 제1경비단은 211명이 투입됐다. 이 중 61명은 병사였다. 정보사령부는 북파공작원인 HID부대 30여명을 동원했다.

현재까지 계엄군이 들고 간 탄약은 1만발 가량으로 파악됐다. 707특임단은 보통탄(실탄) 3960발, 공포탄 1980탄을, 수방사는 보통탄 5048발과 공포탄 2939발을 가져갔다. 특전사 예하 1·3·9 공수여단과 방첩사는 가져간 탄약의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군은 탄약을 버스 등에 따로 보관했고, 이를 개인들에게 나눠주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직전인 지난 3일 밤 정보사령부 특수임무요원들이 모여 대기해던 경기 성남시 판교 정보사 예하 100여단 사무실에는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 여단장은 계엄의 설계자로 알려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부름을 받고 해당 사무실에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구 여단장은 휴가 중이었다.

구 여단장은 K1A2 전차(탱크) 3개 대대 등을 지휘하는 지휘관이다. 이 때문에 계엄군의 탱크까지 운용하려고 계획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다만 국방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탱크 등 기갑여단)병력이 출동을 준비했던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 윤석열 내란진상조사단’ 소속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판교모임에 대한 의문이 커져가고 있다. 구삼회 여단장이 군단장의 승인이나 보고없이 이 자리에 참석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면서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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