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1451.9원 마감
외국인 순매도·엔화 약세…대외리스크 불확실성 여전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2024.12.1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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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엽 문혜원 김혜지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매파적 인하'를 단행해 달러 가치가 급등하며, 2009년 3월 금융위기 이후 달러·원 환율이 처음으로 1450원을 넘는 최고치로 마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장중 급등한 1444원도 훌쩍 넘는 수준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 1435.5원 대비 16.4원 오른 1451.9원에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은 장 시작과 동시에 급등하며 1450원 등락을 반복했다.
이는 주간 종가 기준(오후 3시 30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치며, 장중 1450원을 넘은 건 지난 2009년 3월 16일(1488원) 이후 15년 9개월 만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예상치 못한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불안 심리가 극에 달하며 야간 거래에서 환율이 장중 1444원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전 최고치였던 지난 2022년 10월 25일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레고랜드 사태) 이후보다도 높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한 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가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줄이는 등 이전보다 높게 전망하는 '매파적 인하'에 따라 달러 가치가 급등한 영향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결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금리를 추가 조정할 때 더 신중할 수 있다"며 내년 금리인하의 속도와 규모를 줄일 의사를 내비쳤다.
이를 반영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전 108대로 올랐다. 지난 17일 106대에서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져 달러 수요를 높여, 환율에 상방 압력을 준 영향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298억 원을 순매도했다.
시장에선 1500원을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1월 트럼프 집권 2기 시작과 동시에 무역 갈등 심화 등 대외리스크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음에 따라 엔화 약세에 따른 원화 동반 약세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내년 통화정책 불확실성 심화에 안전자산인 달러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위험선호 분위기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세가 커스터디 매수세를 자극하면서 환율 상승을 뒷받침한다. 단기적으로 환율 상단을 15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가 매파적이었던 만큼 이를 반영해 1450원을 상회하며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미 달러화의 강세가 주춤해지고, 국내 정치 불확실성도 추가적으로 확대되지 않는다면 시장이 우려하는 1500원 상향 돌파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당국은 연일 시장 안정 조치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를 열고 "세계 주요 통화들이 대폭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 금융·외환시장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한국은행은 높은 경계 의식을 가지고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점검 체계를 지속 가동하면서 변동성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환율 안전판' 역할을 하는 외환 스와프의 경우, 한국은행·기획재정부가 국민연금공단과 맺은 거래 한도를 이날 150억 달러 확대한 650억 달러로 내년 말까지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
외환당국은 외환 스와프 거래가 시장이 불안정한 때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해 환시 안정에 기여한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용 달러 매입 수요를, 한은의 외화 보유액으로 대체해 현물환 시장에서 나타나는 환율 상승 압력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기업금융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해 외환시장 변동성 우려를 고려, 은행권에 외화결제 및 외화대출 만기 조정 검토를 요청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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