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기차 부상으로 글로벌 산업 지형 급변
GM은 구조조정...폭스바겐은 독일 공장 폐쇄 검토
"몸집 키우기만으론 경쟁 안돼...기술 혁신 있어야"
“중국 자동차업체의 부상은 세계 자동차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닛산과 혼다의 합병 추진이 ‘차이나 쇼크’에 대응하려는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가장 최근 사례라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올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90% 고꾸라지는 등 경영난에 시달려 온 닛산은 혼다와 합병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은 이미 지난달 전체 직원의 10%인 9000명 감원과 전 세계 생산능력 20% 축소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업체들뿐만 아니다. 앞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이달 4일 중국 사업 구조조정 및 그에 따른 합작투자사 자산 상각 처리로 총 50억 달러(약 7조원) 이상의 회계상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GM과 중국 파트너사인 상하이자동차의 합작법인은 2018년까지만 해도 차량 판매량이 한해 200만대에 달했으나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매출 부진에 시달렸고, 올해 들어서는 11월까지 차량 판매량이 37만대로 급감했다.
독일 폭스바겐 역시 중국 시장 내 경쟁 심화 등에 따른 재정 악화로 자국 내 공장 폐쇄 및 감원을 고려하고 있다. 폭스바겐이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독일 공장 문을 닫은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이나 쇼크 여파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이 같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고전은 중국 시장 변화와 관련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전기차와 중국 토종 브랜드가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신차 중 절반 이상이 신에너지차(순수전기·하이브리드·수소차)고, 5대 중 3대는 중국 브랜드다. 중국의 승용차 수출량도 2020~2023년 사이 5배 폭증하며 지난해 410대를 기록했다.
과거 별다른 어려움 없이 중국 시장을 지배해왔던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급속도로 진행된 '전기차 전환'과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으로 생존 위기까지 직면하게 된 것이다.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은 단연 가성비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부상한 비야디(BYD)의 경우 하이브리드 인기 모델 친 플러스 판매가가 보조금·할인 혜택 등을 적용하면 7000달러(약 1016만원) 수준이다. 비야디는 이제 중국 국내 시장을 넘어 유럽·동남아·남미 등을 공략하고 있다. 이미 태국, 헝가리, 브라질 공장도 짓고 있다.
업계는 혼다·닛산 합병 추진이 전기차와 자율 주행 기술 등 중국이 우위를 점한 분야에서 중국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다만 기술 혁신 없이 단순히 몸집만 키우는 식으로는 차이나 쇼크를 돌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즈호은행의 탕 진 수석 연구 책임자는 “전기차나 스마트카 기술에서 중대한 기술 혁신이 없다면, 특히 주요 시장에서는 합병만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이지원 기자 jeewonlee@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