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11년 만에 판례 변경

[뉴스리뷰]

[앵커]

대법원이 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11년 만에 판례를 바꾸며 통상임금의 범위를 더 넓힌 건데요.

수당과 퇴직금 계산 등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의 범위가 바뀌게 되면서 노사협약도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기훈 기자입니다.

[기자]

한화생명보험과 현대자동차 전현직 직원들은 재직 여부나 근무일수 조건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고 이에 따라 수당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소송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까지 올라가며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였습니다.

긴 공방 끝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상고심의 쟁점은 통상임금의 요건에 '고정성'이 포함되느냐 여부였습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13년 판례에서 통상임금의 조건으로 정기성과 일률성, 고정성을 제시했습니다.

고정성은 근로의 대가로 추가 조건의 충족 여부와 상관 없이 지급 여부와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돼있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두 회사는 이를 근거로 내세우며 상여금은 고정성 요건이 맞지 않아 통상임금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재직·근무 일수 등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게 사측의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고정성이 통상임금의 요건이라는 것은 법령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조희대 / 대법원장> "법령상 근거 없이 지급 여부나 지급액의 사전 확정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요구하는 것은 통상임금의 범위를 부당하게 축소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소정 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을 통상임금이라고 재정의했습니다.

대법원이 각종 수당과 퇴직금 등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의 범위에 대한 판례를 11년 만에 바꾸면서 경영계에 파장이 상당할 전망입니다.

다만 대법원은 일정 평가결과를 충족해야 지급되는 성과급에 대해선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연합뉴스TV 진기훈입니다. (jink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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