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조형물을 배경으로 한 점프 사진. 상트페테르부르크=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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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심란하다. 무겁고 우울하다. 경기 침체의 그늘이 내 삶에도 닥치는 것 같아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는데, 대통령의 느닷없는 계엄 선포 이후 벌어지는 정치·사회적 이슈가 수시로 내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심호흡을 하고 신나는 트로트를 듣고 몸을 많이 움직이면서 뇌의 긍정 회로를 돌리려고 애쓰고 있다.
그제 스타트업 임직원 4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코칭을 했다. 2025년 이루고 싶은 목표를 얘기하고 자기 자신과 동료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자고 했다. 2030세대답게 또박또박 꿈을 이야기하는 그들의 표정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고 목표는 구체적이었다. 환호와 하이 파이브, 박수, 요란한 리액션을 곁들인 응원, 칭찬 릴레이에 나도 덩달아 신났고 가슴이 뛰었다.
30대 대표는 카이스트 대학원 진학을 위해 영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했다. 멋진 몸을 만들기 위해 피트니스 센터에 다닐 예정이며, 그림이나 음악을 통해 영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꼭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좋아하는 옷을 마음대로 입기 위해 체중을 5㎏ 빼고, 편안한 출퇴근을 위해 스쿠터를 사겠다는 직원에게 “둘 다 내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또 하프 마라톤 2시간 이내 완주, 몽골 별 보기 여행, 바닷가 휴양지로의 해외여행, 모델 활동을 하던 시절의 몸매 만들기···.
그리고 지난 주말엔 송년 모임에서 만난 협업 코치들과 새해 목표를 나눴다. 꿈을 나누는 일은 나이와 관계없이 우리를 들뜨게 하고 절로 미소 짓게 만든다. 코치들의 이야기 속엔 5060세대의 진득한 연륜이 느껴진다.
올해 명상에 심취했던 디자인 전공 교수는 내년 1월 명상 공부를 위해 네팔에 간다고 했다. 지금까지 늘 계획과 목표에 삶을 맞췄으니 이젠 삶의 흐름에 따라가려고 한다며 “내년에는 계획 없이 그냥 생각이 이끄는 대로 살아보겠다”는 말에 다들 격하게 공감했다.
“올해가 나를 찾아가고 마음 가는 대로 살기 시작한 첫해였다”는 60대 코치는 내년에 글을 좀 더 많이 쓰고 신춘 문예에도 도전하겠다고 했다. 올해 다섯 번이나 연극 무대에 섰는데 내년에도 3편 이상의 연극에 출연할 계획이란다.
“올해 뿌리가 단단한 나무가 돼가는 느낌이었다”는 금융계 회사의 임원은 코치로 더 활기차게 살고 싶다며 지금보다 레벨이 높은 코치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다른 50대 코치는 서울 소재 대학의 박사 과정(신산업융합학과) 입학을 앞두고 있다. 그는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개념을 아우르는 리더십 코치로 거듭날 꿈을 꾼다.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코치는 내년의 키워드가 새로운 네트워크, 관계, 사업을 상징하는 ‘초록’이라고 했다. 그는 젊은 디자이너를 더 많이 발굴해 키우고 싶다고 했다.
누군가는 삶의 여유를, 누군가는 학문적 성취를, 누군가는 건강과 예술을 이야기했다. 성장과 행복, 삶의 질을 위한 그들의 새해 꿈이 모두 이뤄지길 응원한다.
나도 2025년에 하고 싶은 일이 참 많다. 올해 서울 중랑구의 소상공인, 청년 스타트업 대표 코칭을 하며 오랜만에 열정을 느꼈다. 누군가에게 유익함을 주는 존재가 되는 일은 가슴 뛰고 행복한 일이다. 이왕이면 청년 스타트업 대표들의 성장에 함께하려고 한다. 나의 암 경험을 다른 누군가에게 유익함이 되도록 나누는 일. 13년째 붙들고 있는 이 ‘소명’은 내년에도 최우선 목표가 될 것이다.
홍헌표 캔서앤서(CancerAnswe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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