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날 연달아 기자회견…푸틴, 건재과시하며 "트럼프와 만날 준비"
젤렌스키 "우리편 서달라"…EU는 佛獨 혼란·헝가리 엇박자 '무기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부터) (CG)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향한 '공개 메시지'를 잇달아 내놨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언제 그(트럼프)를 만나게 될지 모르겠다. 그와 대화한 지 4년도 넘었다"면서도 "물론 나는 준비가 됐다. 언제든지"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항상 대화와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말해왔지만 상대방(우크라이나)이 협상을 거부했다"며 "트럼프를 만나면 논의할 것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4시간 넘는 기자회견에서 '내가 러시아를 지켰다'며 건재함을 과시하는 등 여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회견이 국민과 대화 성격이 짙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내달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다른 노선을 취하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에 조기 종전을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간은 러시아 편'이라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층 절박한 모습이 역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은 '스트롱 맨'(strong man)이고, 나는 정말로 그가 우리 편에 서 주기를 바란다. 이것은 내게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인 혹은 사업가이기 이전에 우리 모두 같은 감정을 갖고 같은 가치를 지닌 인간이므로 그도 이해하기를 기대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평화협상 관련 질문에는 '휴전'(ceasefire)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오늘의 휴전으로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저 교전의 일시중지(freeze)일 뿐"이라고 답했다.
EU도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호소에 힘을 실었다.
EU 27개국은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어떠한 계획도 우크라이나 (동의) 없이 결정돼선 안 된다"고 명시했다.
전날에는 EU 지도부 및 주요국 정상들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관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별도 회동을 열었다. 트럼프 당선인을 설득할 논리를 세우려는 사실상의 '대책회의'였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럽의 안전보장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털어놨듯, 나토 주축인 미국의 의중이 결정적이라는 점에서 EU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U 핵심 회원국인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국내 정치상황으로 외교 현안에 집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제재 연장에 반대하는 친러 성향 회원국 헝가리의 엇박자도 골칫거리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지난 11일 "성탄절에 맞춰 휴전과 포로 교환을 실시할 것을 우크라이나에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관련 질문을 받고는 "(오르반 총리의) 정치 홍보성 주장"이라며 "우리는 지금 연휴나 즐길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shin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