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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박준영의 트렌드&브랜드]국가브랜드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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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준영 크로스IMC 대표컨설턴드


'경외하는 브랜드 (Admired Brand)'는 고객이 사랑(Love)하고 신뢰(Trust)하며 존중(Respect)받는 브랜드다. 브랜드의 궁극적인 목표는 팬덤을 형성하여 고객이 앞으로 얼마나 '높은 충성심과 지지도를 가지게 할 것인가'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이 브랜드를 존경하는 단계에 이르면 감정이 깊어지면서 브랜드와 개인적인 연관성을 느끼고, 흔쾌히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며, 심지어 브랜드가 실수하는 경우에도 기꺼이 용서하는 마음을 지니게 된다.

낯선 사람의 의도가 해롭거나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평가(따뜻함 차원)하고, 그 다음으로 인식된 의도를 실행할 수 있는 능력(유능함 차원)을 판단한다는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는 'Warmth and Competence' 모델에 의하면 우리는 사람의 인상을 두가지 차원에서 인식한다. 이 모델은 개인 뿐만이 아니라 기업 브랜드를 평가할 때도 적용된다. 친근하고 신뢰할 수 있는 능력있는 브랜드로 인식한다면 존경(Admiration)을, 친근하지만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연민(Pity)을, 능력은 있지만 친근하지 않은 브랜드에는 질투(Envy)를, 따뜻함도 능력도 부족한 브랜드에는 경멸(Contempt)을 보낸다.

우리가 추앙하는 브랜드의 공통점은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세상에 던지고 있는가'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헌신하는가' '헌신의 방식과 구체적인 행동은 무엇인가' 등 브랜드가 지닌 철학에 기반하여 존재의 이유와 세계관을 제시한다. 이것은 비단 기업 브랜드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최고경영자의 이미지가 기업브랜드 평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국가 브랜드는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영향을 받는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달을 좀 더 잘 보기 위해 망원경의 성능을 높이는 대신 달에 갈 수 있는 탐사선을 만들어 달에 직접 가겠다는 대담한 비전인 '문샷 씽킹'을 제시했다. 단순히 국가간 우주 경쟁의 승리를 뛰어넘어 관점을 우주로 향하게 하고 미국을 가능성, 혁신, 용기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사건이다.

한국의 디지털 세대는 이미 전 지구의 디지털 세대와 소통하며 트렌드를 선도하고, 한류(K-Wave)를 경험한 세계시민이다. 이런 세대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분열 조장과 갈등 증폭으로 감정의 골은 점점 더 깊어져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자기이익과 현실적인 정치를 뛰어넘어 세계 전체에 공감과 영감을 줄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국가브랜드 차원에서 문화적 힘을 가진 상징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그의 생각과 고유의 매력으로 국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존중받는 리더로 인식되고, 공식석상 뒤에서 격의 없이 유머를 나누고 친근함을 주고받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그려본다.

VUCA(변동성·불확실성·복잡성·모호성)시대에 무엇보다 AI(인공지능) 대전환이 지구를 뒤엎고 있는 현재를 살고 있다. 공감할 수 있고 대담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 정치논리에 앞서 약속을 지키고 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리더, 단순하지만 기본을 잘 지키는 다정하고 능력있는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고 싶은가.

박준영 크로스IMC 대표컨설턴트(Z의 스마트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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