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11.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의 법정 공방이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 두 회사는 2021년부터 게임 '다크 앤 다커'의 권리 침해 여부를 두고 대립해왔다. 양사의 '게임 간 유사성' 관련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지난한 갈등이 예상된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달 1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부장판사 박찬석)은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침해금지 청구 소송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정에서는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넥슨은 과거 신규개발본부에서 미공개 프로젝트 'P3' 개발팀이 자료를 유출해 아이언메이스에서 '다크 앤 다커'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해당 게임이 독자적 기술력으로 만들어졌다고 반박했다.

양사 갈등의 핵심 쟁점은 '영업비밀 유출 여부'다. 이는 게임 간의 유사성과 관련이 있다.

넥슨은 다크 앤 다커의 핵심 기능인 '탈출'이 자사 P3 프로젝트가 개발한 '포탈'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P3의 베타맵과 감마맵은 탈출 포탈 기능이 없었고 이는 순간 이동 기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다크 앤 다커 (아이언메이스 제공) 2024.12.19/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게임 간 유사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나라별로 조금씩 다르다.

미국은 표현의 '실질적 유사성'을 기준으로 게임 저작권을 바라본다. 실질적 유사성은 비전문가가 보기에도 게임 핵심적 부분이 거의 같다고 느껴지는지를 따진다.

단순히 게임의 장르나 몇 가지 규칙이 아닌 '핵심적 표현'과 게임 요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전체적 느낌'을 판단하는 것이다.

2012년 미국 뉴저지 지방법원은 모바일게임 '미노(Mino)'를 개발한 시오 인터랙티브가 테트리스 홀딩스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테트리스 홀딩스 블록 게임인 테트리스의 '떨어지는 블록'이라는 핵심 아이디어를 그대로 차용했다는 게 이유였다.

일본은 '의존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표절 의혹을 받는 게임이 원작 게임을 참고하거나 베끼지 않고는 그 게임을 만들 수 없었을 정도인지를 따진다.

1993년 허드슨 소프트는 코나미의 '메탈 기어 솔리드'가 자사 게임 '봄버맨'을 표절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봄버맨은 폭탄을 사용해 적을 물리치고 미로를 탈출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법원은 두 게임의 규칙과 플레이 방식이 일부 비슷하지만 게임 장르의 일반적 특징일 뿐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즉 메탈 기어 솔리드가 가지고 있는 폭탄 설치 및 폭발, 미로 탈출 등의 장치가 '봄버맨'에 의존하지 않고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게임물 심사를 시작한 게 90년대 말"이라며 "게임 보호와 관리 역사가 짧다 보니 유사성이나 인접 저작권 관련 명쾌한 판결이나 상호 합의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minja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