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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파사:라이온 킹' 다시 '덕후'가 될 시간...감독 "세대초월 정수에 복잡성 더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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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젠킨스 감독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배리 젠키스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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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연말 디즈니가 야심차게 내놓은 ‘무파사:라이온 킹’은 부모가 애들 손을 잡고 보기에 제격인 영화다. 잘 만든 프리퀄(시간상 앞선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라는 점에서 ‘라이온 킹’ 팬이라면 놓칠 수 없다. 특히 동명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만든 ‘라이온 킹’(2019)을 보고 다소 실망했다면 이 영화로 다시 ‘덕후’가 될 수 있다.

디즈니의 첫 오리지널 스토리로 만든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1994)이 무파사의 아들 심바가 숙부 스카의 음모로 아버지를 잃고 방황하다 결국은 동물의 왕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면 ‘무파사’는 심바의 아버지 무파사와 스카가 어떻게 둘도 없던 형제에서 숙적이 됐는지를 다룬다.

영화 ‘문라이트’(2017)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한 베리 젠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라이온 킹’을 집필한 제프 나단슨이 각본에 참여해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였다.

오리지널 나온지 30년, 달라진 사회상 반영돼

‘무파사’는 길을 잃고 혼자가 된 새끼 사자 ‘무파사’가 왕의 혈통이자 예정된 후계자 ‘타카(스카)’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타카의 아버지는 ‘외부자’ 무파사를 못마땅해 하지만 둘은 친형제처럼 지낸다.

차이라면 타카가 권력 유지 처세술만 알려주는 아버지 밑에서 컸다면 무파사는 암컷 무리 속에서 다양한 삶의 가르침을 받는다는 것이다. 백사자 폭군 '키로스' 무리의 등장은 형제의 삶에 시련을 안긴다.

젠킨스 감독은 19일 화상 인터뷰에서 “어릴 적 오리지널 ‘라이언 킹’의 빅팬이었다”며 “좋아했던 캐릭터로 평소 관심 주제를 마음껏 펼칠 좋은 기회였다”고 대작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무파사’는 무파사의 위대한 여정도 흥미롭지만 악당 타카에게도 서사를 부여해 연민과 공감을 자아낸다.

그는 “선악 대비가 분명했던 오리지널과 달리 신작은 이분법적 구도에서 진화, 복잡성을 더했다”고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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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파사: 라이온 킹' 보도스틸.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인물들이 어떤 여정을 통해 한 쪽은 더욱 위대하게, 나머지 한 쪽은 나락으로 떨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사실 스카에게도 사랑받아 마땅한 새끼 사자였던 시기가 있었다. 세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악한 인물이 되는 복잡한 여정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의 맥락에 맞는 작품으로 거듭났다고 생각한다.”
타카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리더가 되려면 모두의 위에 군림하고 필요하면 기만도 사용해야한다’고 가르치지만 무파사는 타카의 엄마에게 ‘주변의 모든 요소와 조화를 이루며 성장해야 한다'고 배운다.

그는 "태어난 기질과 양육 방식 차이로 두 형제가 어떻게 다른 인물이 되는지 여부가 무척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 나온 지 30년이 지나면서 그동안 달라진 사회상도 반영됐다.

그는 “시나리오에서 감동받은 또 다른 부분이 바로 어머니 역할의 중요성과 그들에게 존경을 표한 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리지널에선 부자 관계만 나와 마치 남자들만 위대한 지도자를 배출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그런데 실제 사자 무리에서도 암사자가 많은 역할을 수행한다”고 부연했다.

'라이온 킹' 세대 초월 핵심과 정수 있어

그는 이날 ‘만약’이라는 가정을 여러 번 말하며 한 개인의 미래는 그 개인의 자질뿐 아니라 사회 환경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개인의 올바른 선택과 사회의 성숙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떠올리며 “타카가 무파사와 같은 가르침을 받았다면 그 역시 좋은 리더가 됐을 수 있다. 연장선상에서 ‘기생충’에서 주인공 가족이 최하층이 아니라 특권층이었다면 그렇게 사람을 속이는 짓을 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지위나 환경에 따라 사람이 어떻게까지 변할 수 있는지 그런 흥미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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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파사: 라이온 킹'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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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파사: 라이온 킹' 보도스틸.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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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맥락에서 악당 키로스를 언급하며 “실제 흰색 털을 가진 사자가 존재하는데 사람들이 사악한 존재라 믿어 사냥을 많이 한다”며 “만약 키로스가 다름의 문제로 핍박을 받지 않았다면 그 역시 악당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동시에 키로스와 무파사의 차이도 짚었다. 둘 다 아웃사이더였지만 무파사가 주어진 환경만 탓하지 않고 긍정적 방향으로 성장했다면 키로스는 자신을 배제한 세상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비슷한 상황에 대처한다는 것이다.

“누가 위대해질 수 있는 기술과 기량을 얻을 것인가. 무파사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태어나지 않았고 모든 것을 다 가진 특권층도 아니었다. 가족을 잃었지만 새로운 가족을 만났고, 그 가족을 밑거름 삼아 배움을 얻었다. 주변 환경과 하나가 되고 다른 이들을 진심으로 위한 덕분에 그가 얻을 수 있었던 것들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또 '라이온 킹'에는 "세대를 초월하는 핵심과 정수가 있다"며 “선과 악의 의미에 대해서 다뤄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진정한 리더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할 지점을 준다는 점에서 불멸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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