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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과 다를까…시리아 "소녀들의 학교 학습권 제한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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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권은 특정 성별에 국한되지 않아"…중등 교육부터 남녀 분반은 계속

독재 알아사드 정권이 의무화한 '민족주의 연구' 교과도 시험 출제 안 해

뉴스1

19일(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신임 교육부장관인 나지르 모하마드 알카드리가 새 정부의 교육 방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12.19/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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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나지르 모하마드 알카드리 시리아 새 교육부 장관이 "교육받을 권리는 특정 성별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여학생들의 학습권을 제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알카드리 장관은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교육은 시리아 국민에게 식량과 물보다 더 중요한 레드라인"이라며 "학교에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더 많을 수 있다"고 했다.

13년간의 내전을 겪으며 초토화된 시리아에 남은 학교는 약 1만8000교. 이마저도 절반가량이 손상되거나 파괴됐다.

시리아는 초등학교까지는 여학생과 남학생이 구분 없이 함께 다니지만 중등 교육부터는 성별에 따라 분리된다. 이런 방침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알카드리 장관은 교과 과정에서 이달 초, 반군에 축출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바트당에 대한 모든 언급을 삭제할 방침이다. 무슬림과 기독교를 막론하고 학교에서 종교 교과목은 계속 가르치기로 했다.

세속적이고 범아랍 민족주의적 성향의 바트당은 1963년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후로 교육을 권위주의 정부에 충성스러운 국민을 양성하는 도구로 활용해 왔다.

특히 바티즘과 아사드 가문의 역사를 가르치는 '민족주의 연구'를 의무 교과로 지정해 정권 강화 수단으로 썼다. 알카드리 장관은 이 과목을 올해 시험에 출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알아사드 정권 축출 후 집권한 새 지도자들은 재건에 집중하며 쿠르드족·기독교인·드루즈족·알라위족 등 자국 내 소수 집단을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시리아는 여전히 서방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다. 이번에 반군의 승리를 이끈 무장세력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의 전신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누스라 전선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알카에다는 9.11 테러를 비롯한 여러 테러 공격의 배후로, 국제적 제재 대상이다. 시리아 신정부 지도자들은 오랫동안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부인해 왔다.

한편 신임 장관 대부분은 30~40대로 비교적 젊은 편인데, 알카드리 장관은 54세로 최고령 장관 중 한 명이다.

수도 다마스쿠스 출신인 그는 2008년 종파 분쟁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투옥되어 학사 학위조차 마치지 못했다.

10년간의 옥살이가 끝난 다음에는 HTS가 장악 중이던 이들리브 북부로 피신해 구명 정부의 교육부 장관을 맡았다. 그는 현재 아랍어로 석사 논문을 마무리하고 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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