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도착해 트럼프 주니어와 식사를 하는 등 함께 시간을 보냈다. 당초 19일까지 머무를 예정이었던 정 회장은 체류 기간을 이틀 연장해 현지 시간으로 21일까지 마러라고에 머무르기로 했다.
지난 1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 : 정용진 인스타그램 |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의 미국 체류 기간이 예정했던 기간보다 늘어난 건 맞는다"고 했다. 다만 체류 연장에 대한 배경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정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긴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트럼프 당선인도 배우자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마러라고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신설한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마러라고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의 이번 미국 방문은 회사 차원의 공식 일정이 아닌 개인 일정이다. 트럼프 주니어와 상당한 시간을 함께하는 만큼 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모색도 이뤄졌을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내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트럼프 주니어와의 친분을 토대로 한국 재계와 트럼프 당선인 측의 가교 역할을 할 거라는 기대도 나온다.
한편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올해에만 4차례 만났다. 이번 마러라고 리조트 방문에 앞서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를 한국에서 3차례 정도 만났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2015년 국내 한 언론의 행사장에서 처음 만나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교분을 쌓은 건 5년 전부터로 미국 뉴욕에서 가진 만남을 계기로 친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주니어는 정 회장을 YJ라고 불렀다. 지난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빌드업코리아 행사에 참석하면서 "최대한 한국에 안오려고 노력했는데 김민아 대표(행사 주최자), YJ(정용진 회장)가 지난 4월 저의 방한 때 환대해주고 너무 잘해줘서 도저히 안 온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며 정 회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1968년생인 정 회장과 1977년생인 트럼프 주니어가 국적, 나이 차이와 상관 없이 친해지게 된 건 종교적인 이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독실한 개신교 신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서로에 대해 공감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주니어는 방한 때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간증을 하기도 했다.
지난 1월, 트럼프 주니어(오른쪽)과 그의 약혼녀 킴벌리 길포일(왼쪽)이 정용진 회장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 정용진 인스타그램 |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뿐 아니라 트럼프 일가와도 일면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자이자 폭스뉴스 앵커 출신 변호사인 길포일과도 사진을 찍었는데, 길포일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주 그리스 미국 대사로 지명된 바 있다.
재러드 쿠슈너(왼쪽)이 정용진 회장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 : 정용진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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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트럼프 당선인의 맏사위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일했던 재러드 쿠슈너와도 함께 사진을 찍는 등 다양한 인맥을 자랑했다.
한때 정 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미국 특사로도 거론될 만큼의 친분 관계를 과시했는데 탄핵 정국으로 인해 '트럼프 2기'에 대한 대비가 어려운 대한민국 재계에서도 정 회장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일정을 마치고 한국시간으로 22일 귀국할 예정이다.
윤수영 기자(sw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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