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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티맵은 현재 보유한 우티의 지분 49%를 우버에 전량 매각한다고 20일 밝혔다. 우티는 우버와 티맵이 각각 51%, 49%씩 출자해 2021년 4월 설립한 합작회사다. 티맵이 가지고 있던 우티 지분은 7만 5678주로 약 600억원 규모다. 오는 2025년 초 주주총회 최종 승인을 거친 후 매각될 예정이다. 이후 우티는 우버가 100% 지분을 갖고 단독으로 경영하게 된다.
리브랜딩 후 우버 택시 사진. 우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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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는 왜?
우버는 2013년 승차 공유 형태 카풀 서비스로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택시 업계 반발 및 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게 되면서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후 고급택시 서비스로만 명맥을 이어오다 중형 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로 방향을 바꿨다. 2021년 4월 티맵과 함께 우티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국내 서비스를 확장하려했다.
카카오모빌리티라는 강력한 1위 사업자가 있었지만, 업계에선 국내 점유율 1위 내비게이션을 보유한 티맵과 글로벌 1위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 우버의 기술 역량을 합치면 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생각만큼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물리적으론 두 회사 지분이 반반에 가까운 비율로 섞였지만, 화학적 결합은 이루지 못했다는게 업계의 해석이다. 택시 서비스 명을 두 회사 첫 글자를 단순히 결합해서 쓴 게 대표적이다. 우버를 사용하던 해외 이용자들이 국내에 들어오면 우버 앱이 우티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외국인들에게조차 익숙치 않은 탓에 합작회사 시너지 효과가 미미했다. 티맵 내비게이션을 활용한다는 점 외에는 의미있는 협업도 이뤄지지 않았다.
우버는 결국 독자 경영의 길을 택했다. 지난 3월 서비스명 우티를 우버 택시로 변경했고 이번엔 티맵 지분을 인수기로 합의했다. 합작에 따른 득보다 실이 더 많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서비스명을 우티에서 우버 택시로 바꾼 뒤 실적이 대폭 개선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서비스명을 바꾸기 전보다 가입자 수가 50% 이상 증가했고, 이용 건수도 지난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지난 7월 서울과 인천공항에서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택시 ‘우버 블랙’을 출시하는 등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8월 방한한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택시 시장의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요한 시장”이라며 “우버의 성장을 위해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상승세를 타긴 했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여건 상 더 뾰족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을 방문한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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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은 왜?
현재 티맵은 국내 내비게이션 점유율 74%(컨슈머인사이트 기준)를 차지하는 1위 사업자다. 하지만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한 탓에 지난 3분기까지 순손실 12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확실한 매출원이 아닌 사업은 정리하는 분위기다. 현재 자회사인 ‘서울공항리무진’, 법인 대리운전 자회사 '굿서비스' 매각도 진행 과정에 있다. 이번 우티 지분 매각도 연장선상의 일이다.
정창근 티맵모빌리티 프로덕트 담당이 지난 9월 23일 서울 중구 SK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티맵모빌리티 신규 서비스 출시 미디어간담회에서 '어디갈까'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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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오프라인 기반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플랫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려한다. 데이터 기반 플랫폼 사업이 핵심이다. 티맵은 지난 9월 공개된 장소 추천 서비스 ‘어디갈까’가 출시 한 달 만에 사용자 수가 507만 명을 넘겼다고 밝혔다. 여기에 주행 데이터 기반의 운전 점수를 보험과 연계한 티맵 특약, 완성차용 내비게이션 티맵 오토 등 사업 등이 중심이 될 예정이다. 티맵 관계자는 “연간 22억 회 이상의 검색이 발생하는 주행 데이터에 AI 기술을 결합해 데이터 중심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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