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1 (토)

삼성, 메모리사업부에만 '사상 최대 성과급'...자존심 세워줬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이 ‘삼성반도체의 뿌리’로 불리는 메모리사업부에 파격적인 역대급 성과급을 몰아줬다. 구성원 사기진작과 함께 메모리 사업 자존심 세워주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일 사내망을 통해 올해 하반기 사업부별 목표달성 장려금(TAI·옛 PI) 지급률을 공지했다. 지급일은 오는 24일이다. TAI는 OPI(옛 PS)와 함께 삼성전자의 대표적 성과급 제도로 꼽힌다. 삼성반도체의 주력인 메모리사업부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 성과급이 책정됐다. 반도체(DS)부문 메모리사업부는 올 하반기 월 기본급의 200%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메모리사업부, 200% 성과급



중앙일보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통상 TAI는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사업 실적을 고려해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지급해왔다. 메모리사업부의 경우 지난해 대비 큰 폭의 실적개선 성과를 인정받아 200%의 TAI가 책정됐다. 삼성반도체 사상 TAI 지급률이 100%가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전체를 통틀어도 2013년 하반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가 TAI 200%를 기록한 것이 유일하다. 당시 출시됐던 갤럭시 S4는 안드로이드 단일 기종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삼성 갤럭시 최고 히트작으로 꼽힌다.

이번 메모리사업부에 주어진 성과급을 두고 삼성 안팎에선 파격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반도체 혹한기’에 15조원 가까운 적자를 냈던 삼성반도체는 올해 업황 회복으로 다시 흑자를 냈지만 지난 30년 동안 압도적 1위를 지켜왔던 D램 기술 리더십이 흔들리는 등 여전히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에서도 매출이 절반 수준인 SK하이닉스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 이에 삼성반도체 내부에서도 올해 성과급이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중앙일보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전경. 사진 삼성전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지급한다는 원칙마저 깨면서 메모리사업부에만 월급의 200% 성과급을 몰아주는 등 삼성반도체 차원에서 ‘메모리 기(氣) 살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DS부문 전 사업부에 반도체 50주년을 맞아 200만원의 위기극복 격려금도 정액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반도체 뿌리’에 자존심 세워줬다



중앙일보

삼성반도체 수장인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사진 삼성전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에선 내년 초 OPI 지급률 확정을 앞두고 성과급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뒤쳐질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삼성반도체가 직원 민심수습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SK하이닉스가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 연봉의 최대 50%(기본급 1000%)까지 지급하는 ‘역대급 성과급’을 예고하고 나섰지만 삼성은 이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대신 연말 특별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기진작에 나섰다는 것이다.

삼성반도체 내부에서도 파격적 성과급은 메모리사업부에만 주어졌다. TAI 지급률 200%를 기록한 메모리사업부와는 달리 여전히 부진에 빠져있는 파운드리사업부·시스템LSI사업부의 TAI 지급률은 10분의 1 수준인 25%에 불과했다. 전영현 부회장이 이번 연말 인사에서 사업부장까지 직접 겸직하며 이끌게 된 메모리사업부의 삼성반도체 내 위상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트(DX)부문에서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와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기본급의 75%를 받게 됐다. 생활가전사업부는 37.5%·네트워크사업부에는 25% 수준의 TAI 지급률이 책정됐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는 모든 사업부가 50%로 책정됐으며 삼성SDI의 경우 중대형전지사업부는 37.5%, 그 외 사업부는 25%를 받는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