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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중동·동남아 뻗는 K푸드...식품업계, 19억 할랄시장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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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팔도 '비락식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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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업계가 동남아, 중동 등 할랄(Halal)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 식품 시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9억 명의 무슬림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현지에 공장을 세우거나 사실상 필수 사항인 이슬람 율법에 따른 ‘할랄 인증’을 얻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인니는 수입·유통 되는 가공 식품에 대해서 할랄 인증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할랄제품보장법’을 5년간의 계도 기간을 마치고 17일부터 본격 시행에 나선다.

할랄은 ‘허용된 것’이라는 의미로 이슬람교도들이 먹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교도들은 동물성 식재료 중 돼지고기 알코올 등이 들어간 음식을 먹을 수 없다. 율법에 맞는 제품임을 입증하는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제품에 들어간 원료뿐만 아니라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 가공 돼야 해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할랄 인증 표시를 받지 않더라도 수출 자체는 가능하다”면서도 “현지 소비자들은 할랄 인증 제품을 찾는 만큼 인증 절차가 사실상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번 인증을 받더라고 일정 기간 이후 만료되는 시스템이라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가장 큰 할랄 시장인 인도네시아(인니) 정부가 할랄인증 표시를 의무화하면서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중소 식품업체들이 큰 타격이 예상된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할랄 식품을 찾는 현지 문화를 고려해 관련 절차에 따른 인증 획득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상그룹은 2011년 2월부터 할랄 인증 제품 수출을 시작해 현재 총 50여 개 품목에 대한 할랄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이슬람중앙회(KMF)로부터는 맛소금, 순창 고추장, 양조식초, 물엿, 김, 종가 김치 등 제품의 인증을 얻었다. 인니에서는 종가 김치와 현지 브랜드 마마수카 브랜드의 대두유, 옥배유, 인스턴트커피 등 품목에 대해 인니 무슬림협의회(MUI) 인증을 받았다.

대상은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이라크 등에 진출해 있으며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국가별 핵심 채널을 중심으로 현지 거래처를 갖추고 있다. 향후 더 많은 인증 품목을 확보해 할랄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미래 전략 시장으로 서유럽과 함께 이슬람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할랄 시장 전진기지로 삼고, 인력을 확충하는 동시에 현지 유통 채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2022년 3월 준공한 베트남 키즈나 공장도 할랄 전용 생산 설비동을 갖췄다. 가공밥, 김치, 소스 등에서 할랄 인증을 통과해 시장 공략의 중추 역할을 할 전망이다.

팔도는 인도네시아(인니), 말레이시아, 중동 8개국에 진출해 비락식혜, 뽀로로음료, 일부 라면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할랄청(BPJPH)으로부터 비락식혜를 포함한 자사 음료 5종에 대해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팔도는 할랄 인증국 내 대행업체와 손잡고 해당 인증을 받는 한편 인증 품목 확대에서 힘을 쏟고 있다. 기존 수출 전용 제품과 일부 면 브랜드에 대한 할랄 인증을 추가로 획득하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팔도 관계자는 “돼지고기 관련 성분들이 들어있는 국내 판매 제품과 달리 할랄 전용 제품은 배합 시 할랄에 문제가 될만한 것(돼지성분)을 배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올해 말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건립 중인 ‘글로벌 할랄 인증 제빵공장’을 본격 가동시키며 동남아·중동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할랄푸드 전용 현지 공장이 완공되면 할랄 인증 절차에 돌입해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싱가포르, 인니,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등에 납품할 계획이다. 허진수 SPC그룹 사장은 지난달 조호르바루 제빵공장 건립 현장에 방문해 첫 시운전을 참관했다. 허 사장은 시제품의 품질 상태를 체크하는 등 본격적인 가동을 위한 막바지 점검을 마쳤다.

식품업계가 할랄 시장 공들이는 것은 향후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무슬림 인구로 파악된다. 2018년 2조2000억 달러였던 할랄 시장 규모는 올해 3조2000억 달러로 연평균 6.2% 늘고 있다.

[이투데이/문현호 기자 (m2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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