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진 환율 퍼즐...주요국 통화도 가치 하락
“외환당국 환율 방어에도 추가 상승 압력 산재”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로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일부 제어하겠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커질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망고보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6년 만에 1450원 선을 넘어서는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환율방어’ 대책 후 오름세가 잠시 주춤했지만 시장에선 수급 불안 요인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자본이탈 압력과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원/달러는 1450원선을 오가는 강보합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은 1450선을 돌파,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강세 흐름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금리 전망과 일본은행의 금리 동결은 달러 강세, 엔화 약세로 이어지면서 원화에 부정적인 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환율이 좀처럼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준이 금리인하 속도 조절론을 예고한 이후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금리 발작’(금리의 비정상적 급등)이 벌어지고 환율도 뛰어오르는 등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가시화될 정책 불확실성도 악재로 꼽힌다.
미국경제만 나홀로 성장하는 시장 흐름이 이어지면서 한국을 포함해 주요국들의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일제히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의 동반 약세도 국내 외환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 최근 중국 역외 위안화가 7.3위안을 돌파하면서 위안화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다. 또 지난 19일 일본은행의 금리 동결 결정 직후, 엔/달러는 장중 157엔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지난 7월 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시장에선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엔 매도와 달러 매수세가 몰린 여파로 풀이된다.
박석현 우리은행 연구원은 “통화가치 하락은 한국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며 “원/달러 상승은 주요 통화국 가치가 달러 대비 동반 하락한 영향도 있다. 달러화 강세 환경이 여전히 지배적이라는 점에서 주요국 통화가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블룸버그·우리은행이 집계한 올해 주요국 통화가치 변동(달러 대비)을 살펴보면, 달러 지수는 6.9% 오른 반면 한국 원은 12.7%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일본 엔(-11.5%) ▷스웨덴 크로나(-9.5%) ▷캐나다 달러(-8.7%) ▷유로(-6.1%) 등 선진국의 통화가치도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로 달러 상단이 크게 뚫리지는 않겠지만, 1450원선 밑으로 내려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 연구원은 “지속되는 자본이탈 압력과 당국의 환율 방어 노력의 대립이 이어진 가운데 원/달러는 1450원 중심의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직간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으로 원/달러의 추가 상승을 제어하겠지만 대내외 각종 불확실성으로 추가 상승 압력이나 변동성도 확대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