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여사 의혹 다룬 '퍼스트레이디'
시민들 "계엄사태에 충격받아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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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은 이번 계엄을 정치의 한 장르라고 생각하지만, 계엄을 겪어본 우리 세대는 달라요. 어쩌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됐는지 궁금해서 일산에서 일부러 찾아 왔어요.”
피부를 에는 듯한 강 바람에 체감온도가 뚝 떨어진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 영화관은 주말임에도 썰렁했지만 영화 ‘퍼스트레이디’를 관람하러 온 이들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관람객 중 한 명인 김종태(68) 씨는 “탄핵 가결 전부터 영화 상영 소식을 알고 있었는데 시국이 시국인만큼 궁금해서 보러 왔다”며 “집 근처에는 상영관이 없어서 일산에서 신촌까지 일부러 발걸음을 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1979년 계엄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있던 부대에서 전역을 앞둔 군인이었다. 김 씨는 “아직도 44년 전 일이 생생하기만 하다”며 “그간 쌓아온 우리나라 국격이 무너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탄핵 사태로 영화계 연말 특수가 사라졌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지만,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퍼스트레이디’는 되려 탄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탄핵 정국인 지난 12일 개봉한 ‘퍼스트레이디’는 이날 기준 누적 관객 수 5만 4000여명을 돌파했다. 일부 상영관은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을 정도다.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가 제작에 참여한 이 영화는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무속인 천공 연관 의혹 등 그간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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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 씨와 함께 영화관을 찾은 박수정(54) 씨도 “그동안 나온 의혹을 보면 영부인이 사실상 대통령인 것처럼 느껴졌다”며 “인터넷에는 좌우를 막론하고 편향적인 정보들이 넘치는데 다큐 영화는 좀더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할 것 같아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반드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도 했다. 이날 혼자서 영화관을 찾은 대학생 박 모 (23) 씨도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충격을 받고 영화관을 찾게 됐다”며 “더 많은 국민들이 봐야할 영화같다”고 했다.
반면 영화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30대 김 모 씨는 “매진 행렬이 이어진다고 해서 호기심에 왔다”면서도 “영화 내용 대부분이 다 알려진 의혹들인데 연출이나 전개가 지나치게 극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12·3 내란 사태를 수사하는 공조수사본부는 지난 2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2차 출석을 통보했다. 공조본은 윤 대통령에게 성탄절인 25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했다. 이번 출석 요구에 윤 대통령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윤 대통령은 공조본의 1차 출석요구와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요구한 출석조사에도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대리인격인 석동현 변호사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당당한 입장이며 내란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재자 강조했다.
정유민 기자 ym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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