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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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여러 나라들이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남유럽 국가 알바니아가 온라인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전 국민에게 1년간 금지하기로 했다. 지난달 10대 청소년이 동급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으로 SNS의 위험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내려진 조치다.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전국 학부모단체, 교사 등과 만난 뒤 ‘학교를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광범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내년 초부터 틱톡 1년 금지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고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라마 총리는 틱톡이 학교 안팎에서 폭력을 조장한다며 “우리는 1년간 모든 사람들에게서 틱톡을 완전히 차단할 것이다. 알바니아에 틱톡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알바니아에서는 지난달 14세 남학생이 동급생에게 흉기에 찔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지 언론들은 SNS에서 두 학생이 다툰 뒤에 이런 사건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몇몇 현지 청소년들은 이 살인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틱톡에 올리기도 했다.

라마 총리는 “문제는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과 우리 사회, 틱톡처럼 아이들을 인질로 잡고 있는 모든 것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오와 폭력, 괴롭힘의 언어를 조장하지 않도록 틱톡에 알고리즘을 변경하라고 요구하기에 알바니아는 너무 작은 나라”라며 틱톡을 금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라마 총리는 1년간 틱톡과 다른 기업들의 대응을 살펴본 뒤 향후 운영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틱톡은 이번 조치에 반발했다. 틱톡 측은 “사건의 용의자나 희생자가 틱톡 계정을 소유했다는 증거가 없고, 이 사건과 관련된 영상은 틱톡이 아니라 다른 플랫폼에 올라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바니아 내부에서도 이번 조치가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나온 정치적 결정이며 권력 남용이자 언론탄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알바니아의 이번 조치는 SNS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청소년 SNS 이용을 규제하는 국가가 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호주는 지난달 전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SNS 플랫폼은 청소년 접근을 막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벌금을 내야 한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도 최근 청소년의 SNS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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