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말 미안할 뿐…항상 송구했던 마음"
연말 앞두고 이틀 연속 민생 행보…'이례적'
할아버지 김일성의 지방·농촌정책과도 차별화
내부 챙기면서도 러시아 파병은 일체 언급 없어
한반도 주변 격변에 내부행보로 단결강화 관측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안북도 수해지역에서 살림집 준공식이 21일 진행되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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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말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이틀 연속 민생행보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평남 성천군 지방공장 준공식에, 21일에는 평북 수해지역 살림집 준공식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두 곳에서 모두 연설을 했다. 김 위원장이 현장행보에서 민생분야의 주요성과를 북한 인민들에게 과시하면서도 한껏 몸을 낮춘 것이 눈에 뛴다.
김 위원장은 먼저 평북 살림집 준공식에서 "당 결정으로 채택한 완공기일을 거듭 미루어 추위가 닥쳐든 연말에 와서야 완공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이 정말 미안할 뿐"이라고 양해의 말을 건넸다.
김 위원장은 살림집 완공에 이어 위화도와 다지도 제방 보강공사 및 온실종합농장 건설, 신의주시 개발사업 등 향후 사업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안북도 수해지역에서 살림집 준공식이 21일 진행되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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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평북 수해지역 살림집 준공식만이 아니라 다른 수해 피해 지역인 자강도와 양강도에서도 새로 지은 살림집의 입사식이 각각 진행됐다. 입사식에서는 김 위원장이 수재민에게 보낸 지원 물품과 살림집 이용 허가증 등이 전달됐다.
노동신문은 새집들이 행사에 대해 "고마움을 금치 못하는 주민들로 입사식 장소들은 격정의 눈물바다로 화했다"며 "조국의 북변두메에 펼쳐진 새집들이경사"는 "인민대중제일주의의 정화"라고까지 치켜세우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또 향후 10년 동안 20개 군에 매년 공장을 짓는다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대표하는 곳으로 평남 성천군 공장 준공식에도 참석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에 진행된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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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 곳 연설에서도 성천군 공장건설을 지방발전을 위한 경제성과로 내세우며 "현대적인 새 공장들을 이 고장의 주민들에게 안겨주게 되었다고 생각할 때 지방인민들에게 항상 송구했던 마음도 다소 풀리는 것만 같다"고, '인민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송구함'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 뒤 기름생산실과 간장·된장생산실, 밤졸임생산실, 빵생산실, 음료생산실, 비누생산실, 목재가공작업반등 식료 공장과 일용품 공장의 여러 생산 공정을 직접 둘러봤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의 행보에 대해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우리 당의 영원불멸할 정치이념, 확고부동한 정치방식"으로 내세운 "사회주의 대가정의 위대한 어버이"라고 찬양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할아버지 김일성의 지방정책과 농촌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먼저 지방경제정책에 대해 지난 1962년 "창성연석회의 후 지방공업공장건설이 계속 확대되어 1980년에는 거의 4000개로 늘었지만 기술수준은 둘째치고라도 해당지역의 경제 지리적 조건과 지역의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 이용할 수 있게 꾸려진 공장은 불과 몇 개 되지 않았고 실지 인민들이 요구하는 제품의 종류와 가지 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 1964년에 채택된 '사회주의농촌문제에 관한 테제'에 대해서도 60여년이 지났지만 "우리 농촌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일성 시대의 지방 및 농촌정책을 대표하는 두 가지 핵심 정책을 비판하면서 선대와의 차별성을 드러낸 셈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지금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들은 지난 시기 창성연석회의와 농촌테제에서 제시된 과업 집행에서 허풍을 치고도 무난하던 때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새 시대 지방발전정책과 농촌혁명 강령"에는 "혁명적이며 과학적인 실천적 방도들이 명시되어있으며 불투명하고 불가능한 것, 비현실적이고 비실리적인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행보는 올 한해 사업의 결산을 앞두고 민생 분야의 두 가지 주요 성과를 인민들에게 내세우며 친민 지도자의 이미지를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이른바 '인민대중제일주의'로 포장하고 선대 김일성과의 차별성도 언급하며 자신만의 독자적 리더십을 확립해나가는 의도도 엿보인다. 아무리 '인민대중제일주의'라고 해도 "정말 미안할 뿐", "항상 송구했던 마음"과 같은 발언은 북한의 최고지도자로서 수위가 높은 표현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처럼 내부를 챙기면서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사상자 발생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국정원은 현재 북한 파병부대의 사상자가 100여명, 부상자는 1천여명에 이른다고 추정한 바 있고 일각에서는 추가 파병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이른바 '인민대중' 앞에 몸을 낮추는 모습을 강조한 것은 추가 파병의 필요성과 미국 트럼프 정부의 출범, 한국에서의 12.3 내란사태의 전개 등 국제적 격변 속에서 내부의 체제 단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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