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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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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으뜸 여행지로 ‘ㅇㅈ’ 유자와 우주를 담은 고장 ‘고흥’의 매력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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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사이로 매섭게 불어오는 추운 바람을 피해 따뜻한 남쪽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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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특실(왼쪽), 순천역(오른쪽)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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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서남부에 위치한 고흥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일조량을 보유해 추운 겨울에도 다른 지역보다 따뜻한 기후를 자랑한다. 유자와 석류, 김, 굴 등 지역 특색을 가득 담은 식재료를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 최초로 인공위성을 발사한 나로우주센터 등 타지역에서는 접할 수 없는 독특한 볼거리도 가득하다. ‘유자’와 ‘우주’로 알려진 고장, 고흥이 가진 숨은 매력을 파헤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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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바다 전경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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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국내 으뜸 관광지로 ‘인정’하게 될 것이다.

1) ‘유자부터 커피까지’ 내 손에서 피어나는 고흥의 향기
‘고흥’ 하면 가장 먼저 ‘유자’가 떠오른다. 고흥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유자를 생산하는 곳이다. 약 60%의 유자가 이곳, 고흥의 흙 속에서 피어난다. 고흥군 두원면에 위치한 ‘고유한’ 유자 농가는 친환경 석류, 유자 전문 가공업체인 에덴식품에서 운영하는 관광 농원이다. 고유한 유자 농가에서는 유자 수확 시기에 맞춰 신선한 생과를 이용해 유자청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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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고유한 관광 농원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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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철 에덴식품영농조합 대표는 “고유한 유자 농가에서 제공하는 모든 유자는 친환경 유기농 농법으로 재배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고유한 유자 농가에서 판매하는 유자청은 유통기한이 12개월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유자청보다 유통기한이 짧다. 첨가물이 일절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당도가 높은 유자를 생산하기 위해 품종 개량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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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철 에덴식품영농조합 대표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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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의 향기를 책임지는 것은 비단 ‘유자’ 뿐만이 아니다. 고흥 과역면은 높은 지대와 따뜻한 기후로 커피를 생산하기 좋은 입지를 갖춰 일대에 커피 농원이 늘어서 있다. 과역면 커피 거리에 위치한 산티아고 커피 농장은 직접 재배한 원두를 정성스럽게 로스팅 해 환상적인 향기를 자랑하는 커피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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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웅 대표의 사진이 걸린 산티아고 카페 내부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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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라는 음료를 만들어 내기 위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산티아고 김철웅 대표의 눈이 반짝인다. 고흥의 흙과 공기를 머금고 자란 원두로 만든 커피에 ‘K-커피’라는 이름을 붙여 상표 등록도 했다. 고흥과 커피를 연결 지으려는 그의 노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고흥에서 나는 7가지 재료와 농장에서 재배 중인 커피 원두를 접목해 독특한 향취를 풍기는 커피를 발명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농산물인 유자를 필두로, 라벤더, 포도, 딸기, 유칼립투스, 로즈메리, 페퍼민트 등 다양한 재료를 생커피콩과 함께 넣고 무산소 상태에서 발효를 시켜 향을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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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고흥’이라는 글귀가 담긴 후기(왼쪽), 품종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는 김철웅 대표(오른쪽)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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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 과정에서 원두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 7가지 원료의 향은 원두를 볶고 가는 동안에도 유지된다. 원두를 원하는 크기로 분쇄하는 단계인 ‘그라인딩’을 거치고 난 후에는 커피 가루 위로 뜨거운 물을 부어 천천히 더치 커피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내린 커피 원액을 다시 발효시키면 원액 속에 묻혀 있던 7가지 재료의 향이 도드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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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만들기 체험(왼쪽), 완성된 드립백(오른쪽)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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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커피 농장에서는 ‘나만의 드립백 커피’를 만들어 보는 체험이 가능하다. 카페 뒤편에 위치한 커피 농장을 둘러보며 크리스탈 마운틴, 옐로우 버번 등 다양한 원두 품종 재배 과정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국내 환경에 적합한 원두를 찾기 위한 김 대표의 여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2) “너 토성 고리 본 적 있어?” 우주 사업의 메카, 고흥에서 즐기는 천문 테마 여행
작년 5월, 누리호 3호가 하늘을 가르며 빠른 속도로 고공을 비행했다. 우주 사업의 초석을 다지게 한 누리호 발사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곳이 이곳 고흥에 자리 잡고 있다. 우주 과학관 입구에 실물 크기의 누리호 로켓이 전시되어 있다. 우주과학관의 김훈 과장은 “자체적인 우주 개발 센터를 보유한 후에 로켓 개발 속도에 힘이 붙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우주 개발에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우주 과학관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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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우주센터 우주 과학관 전경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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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과학관 내부 상설 전시관은 총 2개의 층으로 나뉜다. 1층은 우주의 기본 운동 원리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기본 원리존’과 로켓의 역사와 구조를 설명하는 ‘로켓존’으로 이루어져 있다. 2층은 ‘인공위성존’과 우주에서의 생활에 대해 엿볼 수 있는 ‘우주 탐사존’이 위치해 있다.

“닐 암스트롱은 진짜 달에 갔나요?” 질문이 던져진 쪽으로 김 과장의 시선이 향한다. “달은 1년에 4㎝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질문으로 맞받아치는 김 과장의 답변이 독특하다. 이어, 김 과장은 “우주의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 줄 위성을 싣고 떠나는 것이 바로 로켓”이라며 “미국이 달에 로켓을 쏘아 위성을 설치하지 않았다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영영 모르고 살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레일관광개발의 ‘우주과학열차’를 이용하면 평상시에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나로우주센터의 발사 통제동을 비롯한 로켓 발사 관련 시설물 견학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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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에 대해 설명 중인 김훈 과장(왼쪽), 실물 크기의 나로호 모형(오른쪽)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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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어두워지자 반짝이는 모래를 흩뿌려 놓은 양, 자글자글하게 빛나는 별들이 아름답다. 총 22대의 최첨단 관측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고흥우주천문과학관에서 아름다운 밤하늘을 조금 더 자세히 즐겨 보자. 주관측실 가운데를 차지한 망원경은 주경 지름만 800㎜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태양계 행성은 물론이고 먼 우주의 성운과 성단, 은하의 모습까지 관측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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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수놓은 별(왼쪽), 주관측실 망원경(오른쪽)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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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관측실에는 총 9개의 망원경이 마련되어 있다. 망원경 위치마다 다른 대상을 관측할 수 있어 자리를 옮겨 가며 태양계를 이루는 달과 별을 구경해 볼 수 있다. 방문 시기에 따라 천문 과학관 하늘을 수놓는 별자리가 달라진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겨울은 사계절 중 밝은 별이 많아 그야말로 관측 적기다. 토성의 고리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우주의 신비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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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 투영실 스크린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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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지 않아 별을 보지 못했더라도 상관없다. 천체 투영실에서는 직접 보는 것 같은 몰입감을 선사하는 3D 천문과학 영상물이 상영 중이다. 천정에 위치한 스크린을 보기 위해 의자를 뒤로 한껏 젖히고 누워본다. 반구형의 돔 스크린이 하늘을 쳐다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우주의 생성과 소멸을 다룬 영상은 약 30분간 이어진다. 천문 과학관 2층에 위치한 야외 전망대에서는 낮에는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이, 밤에는 별만큼이나 반짝이는 고흥의 야경이 펼쳐진다.

3)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곳’ 고흥의 아름다운 역사와 문화
지난 4월 24일 국내 최장 연륙 인도교인 ‘우도 레인보우교’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32㎞에 달하는 길이를 자랑하는 레인보우교를 따라 걸으며 고흥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레인보우교가 준공되기 전에는 하루 2번 바닷길이 열릴 때만 우도로 향할 수 있었다. 반쯤 바닷물에 잠긴 노둣길과 새롭게 지어진 레인보우교가 이루는 대비도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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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레인보우교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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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교 아래로는 드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다. 갈대 사이로 칠게, 석화, 짱뚱어 등 고흥 갯벌에 서식 중인 다양한 생물을 구경해 볼 수 있다. 약 25~30분간 다리를 건너 도착한 우도에는 전망대가 있어 다도해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20개월 간의 공사를 거쳐 완공된 레인보우교는 무지개를 이루는 7가지의 색으로 알록달록하게 칠해져 있어 기념사진을 남겨보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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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레인보우교 전경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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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이 예술의 고장이라는 사실은 역사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푸른색과 회색이 섞인 듯 신비로운 색을 자랑하는 분청사기가 고흥에 위치한 운대리 가마터에서 대량으로 발견됐다. 이후, 운대리 가마터는 분청문화박물관으로 모습을 바꿔 지금까지 고흥의 역사와 아름다운 전통 예술을 전파하는 중이다. 분청사기의 정식 명칭은 백토분장회청사기다. 흙으로 빚었지만, 보기 좋은 색을 내기 위해 백토를 갠 물에 담갔다 뺀 그릇을 칭한다.

박물관의 핵심인 분청사기실에서는 7가지의 제작 기법을 소개하는 동시에 각각의 기법에 따라 만들어진 분청사기를 구경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박물관 내부에는 선사, 고대를 거쳐 발전한 고흥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역사문화실과 사려져 가는 우리 전통무형자산인 구비 문학에 대해 선보이는 설화문학실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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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관처럼 꾸민 분청사기실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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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내달 말일까지 ‘천경자 특별전’을 진행한다. 특별전은 1924년 고흥에서 태어난 천경자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기 위해 고흥군과 박물관이 협업해 마련한 단독 전시회다. 전시되어 있는 천경자 화백의 작품을 통해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작가의 삶을 살펴볼 수 있다. 대담한 표현력과 이국적인 색채를 사용한 화풍이 독특해 시선이 머문다. 화선지에 동양화 물감을 두껍게 올려 그리는 기법 때문에 서양화처럼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작품 중 ‘정(靜)’은 1955년 미술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제 7회 미협전람회에서 대통령 상을 수상했다. 고흥분청박물관 관계자는 “천경자 화백의 작품은 모든 품목이 개인 소장인 만큼, 해당 특별전이 아닌 이상 구경하기가 어렵다”며 “이번 기회에 많은 분이 관람하셨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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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특별전(왼쪽), 천경자 특별전의 대표작 ‘탱고가 흐르는 황혼’(오른쪽) / 사진= 박한나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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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관광개발은 내년 1월 중으로 ‘고흥, 별빛 따라 떠나는 우주과학 여행’ 패키지 상품을 출시한다.

전남관광재단과 코레일관광개발 관계자는 “우주과학을 콘셉트로 고흥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고흥의 먹거리와 볼거리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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