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계 중심 주류 교체론 확산
텃밭 TK 지지율, 野와 불과 6%P차
부울경선 아예 역전당해 망신살
유승민 “사과 한번 없이 尹 동조”
안철수 “영남계, 현실 자각 못해”
당 안팎 친윤·영남 쇄신론과 괴리
당내선 ‘관리형’ 비대위원장 부상
권 대행, 이르면 24일 후보자 발표
◆“보수 소멸 위기… 영남·친윤 안 돼”
수도권 4선인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22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친윤·영남당에 머무르고 있는 현재의 당 구조로는 개혁이 힘들다. 당을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해 민심을 반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각자 자기 지역 민심이 전국 민심이라고 착각하니 영남 의원들은 현실 인식을 잘 못 한다”며 “인구의 거의 절반이 살고, 절반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나오는 수도권 민심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친윤이 아닌 수도권 인사로 비상대책위원장을 고르고, 당 개혁기구와 민생특위를 띄워야 한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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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도 “보수가 소멸 위기에 있다”고 경고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사과 한번 없이 윤 대통령의 ‘난 잘못 없다, 내란 아니다’는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며 “당이 완전히 망하는 코스”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보수가 앞으로 어떤 길로 갈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을 정말 바꾸고 싶고, 당을 바꾸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고 말했다.
소장파로 꼽히는 조해진 전 의원 역시 통화에서 “정권도 망하고 당도 망한 비극적인 사태 이후에도 친윤은 바뀐 것 하나 없이 당권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여야 정당 모두 수명을 다해 어떤 형태로든지 변화가 와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보수 안방’ TK·PK도 내줄 위기
국민의힘이 존립 위기에 처했다는 건 각종 여론조사 결과로도 확인된다. 지난 20일 발표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33%로 더불어민주당(27%)과 6%포인트 차였다. 부산·울산·경남(PK)에선 민주당(38%)이 국민의힘(36%)을 앞섰다.
세대별로도 70대 이상(국민의힘 지지율 51%)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이 민주당을 더 많이 지지했다. 전통적인 보수층마저 국민의힘 지지를 철회하면서 해당 조사에서 민주당(48%)과 국민의힘(24%) 지지율은 두 배차가 났다.(지난 17∼19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실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권에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개혁보수’를 기치로 조기 대선에 출마해 국민의힘과 ‘보수 교체’ 싸움을 벌이겠단 태세다. 이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탄핵으로 인한 젊은 지지층의 유출은 다가오는 조기 대선뿐 아니라 수십년간 국민의힘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영남도 옛날 같지 않게 될 것”이라며 “지금 보수는 그동안 주장해온 낡은 어젠다들을 완전히 폐기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野 내란특검법 규탄”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권 대행은 야권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된 내란 일반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두고 “국정과 여당을 마비시키겠다는 민주당 속셈이 깔려 있다”고 비판했다. 왼쪽부터 서지영 원내대변인, 권 대행,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남제현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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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의지·능력 없는 국민의힘
그러나 국민의힘은 쇄신할 의지도, 능력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리더십을 갖고 쇄신의 기치를 들 인물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전체 지역구 현역의 65.6%가 영남권 의원이고, 수도권 현역 대다수도 ‘텃밭 지역’인 강남권이나 도농복합지역에서 당선된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을 비판한 비윤(비윤석열)계는 대거 낙선·낙천했고, ‘국민 눈높이’를 강조한 한동훈 전 대표는 탄핵 국면에서 일관되지 못한 행보를 보이며 쇄신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한 전 대표 사퇴 후 일주일 가까이 표류 중인 비대위 출범 논의도 위기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당내선 ‘혁신형’보다 ‘관리형 비대위’에 초점을 맞추고 5선 권영세·나경원 의원을 유력한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권 의원은 대표적인 친윤계 의원이고, 나 의원은 ‘탄핵 반대 당론’을 주도해 누가 되든 민심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급기야 ‘원조 친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의원들이 ‘원톱’이 좋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전달해왔다”며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권 권한대행은 이르면 24일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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