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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술자리 많은 연말, 간 피로 풀어주는 시금치[정세연의 음식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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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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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도, 쉬어도 피곤한데 검진 결과 별 이상이 없다면 피로를 푸는 채소로 ‘식치’하길 권한다. 바로 시금치다. 대부분 채소는 가을에 수확하는데, 시금치는 특이하게 겨울에도 자란다. 심지어 겨울 시금치가 더 달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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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여름에 나는 시금치는 주로 포천, 이천, 남양주 등 경기도가 주산지라 경기초라고도 불리는 서양종이다. 반면 겨울 시금치는 전남 신안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고 섬초라 부른다. 재배 지역에 따라 남해초, 포항초라 불리기도 하는데 대부분 재래종이거나 개량종이다.

겨울 시금치는 줄기가 짧아서 땅에 바짝 붙어 있고 잎이 사방으로 넓게 펼쳐 자란다. 장미꽃을 펼쳐 놓은 것 같다고 해서 로제트(rosette) 형태라 부른다. 이런 생김새 덕에 바람을 피하고 햇빛을 많이 받는다. 햇빛을 잘 받으니, 광합성으로 당분 함량을 높일 수 있고 따라서 겨울에도 잎사귀가 얼지 않는다. 영양가도 더 좋아진다. 뿌리에서 줄기, 잎으로 영양분이 골고루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도 시금치는 피로 해소 약재다. 파릉채(菠蔆菜)라고 하는데, 한의학 의서는 시금치를 맛이 달고 성질이 서늘하며, 피를 만드는 조혈(造血) 작용이 탁월해 빈혈에 좋고, 코피나 장 출혈, 객혈 같은 출혈이 있을 때 지혈 작용을 하고, 어혈을 풀어서 혈액과 간을 정화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혈액이 부족하면 세포에 산소가 잘 공급되지 않아 피곤하다. 이때 시금치가 조혈 작용을 해서 세포에 산소를 공급함으로써 세포 피로를 푼다.

겨울 시금치가 보약이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시금치가 서늘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속 열을 풀기 때문이다. 술자리가 많은 연말에 주독과 간의 피로를 푸는 데 시금치만큼 좋은 채소가 없다. 겨울에는 인체 표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속에 열이 찬다. 안 움직이고 열량 높은 음식만 먹으면 속 열이 더 쉽게 쌓여 질병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겨울엔 속 열을 푸는 동치미, 시금치를 먹어주면 좋다.

그러나 주의할 점이 있다. 시금치의 옥살산(수산) 성분이다.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옥살산은 몸속에서 칼슘과 만나 옥살산 칼슘이 된다. 이것이 여러 개 뭉친 것이 결석이다. 결석이 잘 생기거나 신장 기능이 떨어진 경우 시금치 섭취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시금치의 옥살산은 92%가 수용성이라 대부분 물에 녹아 나온다. 그래서 시금치를 먹을 때는 샐러드, 주스로 먹는 것보다 물에 데쳐서 그 물을 버리고 먹는 게 좋다.

더 좋은 것은 칼슘이 풍부한 식품과 함께 먹는 것이다. 옥살산은 칼슘이 풍부한 음식과 함께 섭취 시 불용성 옥살산이 된다. 불용성 옥살산은 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변으로 나간다. 그래서 시금치는 멸치, 두부와 함께 먹으면 좋다. 근대, 비트는 옥살산이 많고, 녹차와 홍차는 철분 섭취를 방해해서 시금치와 함께 먹지 않는 게 좋다. 바지락도 좋은 식치 파트너다. 바지락에는 천연 강장 영양소인 타우린과 비타민B군이 풍부하고 특히 조혈 작용을 하는 비타민B₁₂가 풍부한데, 이는 시금치의 자양 효능을 끌어올린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라레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12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106만 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피곤할 때 보약되는 채소 딱 한가지. 겨울시금치 효능. 결석 걱정없이 시금치 먹는법’ (https://youtu.be/HndmDXGEu9w?si=_jsZ2bCKQJnUglOv)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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