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비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총력
윤 대통령 제외한 국무위원 조사 마무리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햄버거집에서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로 구속된 정보사령부 전·현직 핵심 관계자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조사도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군 출신 민간인 비선 지목에,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체포 계획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성탄절 윤 대통령 출석을 통보한 공조본이 내란 혐의 다지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팩트 ┃ 김영봉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햄버거집에서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로 구속된 정보사령부 전·현직 핵심 관계자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조사도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군 출신 민간인 비선 지목에,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체포 계획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성탄절 윤 대통령 출석을 통보한 공조본이 내란 혐의 다지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본은 햄버거집 회동 관련 신병을 확보한 문상호 국군정보사령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정보사령부 출신 김모 전 육군 대령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조본은 이들 3명을 모두 구속했다.
문 사령관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병력 투입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정보사 산하 북파공작부대(HID)를 국회의원 긴급 체포조로 동원했다는 의혹도 있다.
문 사령관은 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에는 경기 안산시 모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에서 노 전 사령관 등을 만나 선관위 서버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하는 등 계엄을 사전에 모의한 의혹도 받고 있다. 공조본은 노 전 사령관이 문 사령관에게 '계엄 선포 후 선관위 서버를 확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공조본은 '계엄 비선'으로 지목된 노 전 사령관 조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사령관을 역임했다. 육군사관학교 41기인 노 전 사령관은 육사 38기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보다 3기수 후배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18년 육군정보학교장 재임 당시 성추행 의혹으로 불명예 전역했고, 이후 안산에서 점집을 운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조본은 점집에서 노 전 사령관의 자필 수첩을 확보했다. 수첩에는 계엄 선포 이후 군 병력 배치 장소와 이동 계획 등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조본은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전 사용했던 휴대전화의 행방도 추적하고 있다. 노 전 사령관 관련 증거는 이번 내란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물증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자료사진 /과천=임영무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공조본은 계엄 당일인 지난 3일 햄버거집 2차 회동에 참석한 김모 전 대령도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전 대령은 노 전 사령관과 국방부 조사본부 현역 장교 등을 만나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대령은 헌병(군사경찰) 출신으로 군 최고 수사기관인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수사본부장까지 역임했다. 수사본부장 시절인 지난 2013년 국군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조작 사건을 축소, 은폐한 혐의로 2018년 구속 기소돼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공조본은 김 전 대령이 노 전 사령관과 계엄 이후 주요 인사를 체포하고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하는 역할을 논의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공조본은 수사 과정에서 문 사령관과 노 전 사령관 등이 선관위원장인 노태악 대법관 체포 계획을 세웠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김 전 대령을 상대로 이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위원 조사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지난 21일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불러 조사했다. 김 장관 조사까지 마치면서 특수단은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한 12명 중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10명 조사를 마쳤다. 검찰이 김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한 것을 감안하면 내란 혐의 우두머리인 윤 대통령만 남은 것이다.
당시 국무회의에는 국무위원으로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 전 장관, 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참석했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당시 국무회의에 배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망이 점차 좁혀지면서 윤 대통령의 출석 조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공조본은 윤 대통령에게 오는 25일 오전 10시까지 공수처에 출석하라는 2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출석요구서에는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가 적시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출석요구를 거듭 거부하면서 이날 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공조본은 윤 대통령이 2차 출석요구에도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kyb@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