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학습' 콘텐츠 제공 설정 도입
韓, AI모델 수준 미달 판단 제외
데이터 양ㆍ질적 격차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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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유튜브가 전 세계인의 동영상 콘텐츠를 인공지능(AI) 기업들에게 학습 자료로 제공한다. 유튜브가 명시한 AI 기업은 미국의 애플, 메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를 비롯해 중국의 바이트댄스 등 18개 빅테크로 한국 기업은 제외됐다. 미국이 주도하는 AI 패권 경쟁에서 ‘영상 AI’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가 제공받는 영상 데이터의 양과 질이 차이날수록 우리의 경쟁력은 더욱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본지 취재 결과, 유튜브는 16일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한 영상을 이들 기업의 AI 모델 훈련에 활용하도록 허용할 수 있는 옵트인(opt-in) 설정을 도입했다. 기본적으로는 비활성화 상태이지만 크리에이터가 설정을 변경하면 AI 모델에 본인의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들은 본인 영상을 제공할 기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유튜브가 자체적으로 18개 빅테크를 선정해 명시했다. 미국의 14개 기업(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오픈AI, 어도비, IBM, 엔트로픽, 미드저니, 런웨이, 피카 랩스, xAI, 퍼플렉시티)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의 바이트댄스, 영국의 스태빌리티 AI, 이스라엘의 AI21 랩스 등이다. 이들 기업이 크리에이터와 파트너십을 위한 합리적인 선택일 가능성이 높아 선정했다는 게 유튜브 측의 설명이다.
물론 크리에이터가 ‘모든 기업’이라는 옵션을 선택하면 목록에 없는 기업들도 자사의 AI 모델 훈련에 활용할 영상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유튜브가 자체적으로 선정한 리스트에 올라가지 못한다면 영상 데이터 확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크리에이터들이 목록에 보이는 18개 기업만 선택한다거나, 이 중 일부를 선택하면 나머지 AI 기업들은 영상을 제공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AI 기업은 한 곳도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유튜브가 판단하기에 우리나라의 기업의 AI 모델이 크리에이터에게 합리적인 수준이 되지 못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도 목록에 등재되는 것을 신청할 수는 있다. 다만 유튜브의 심사에 따라 등재 여부가 결정되며 심사 기준은 전적으로 유튜브에게 달려있다. 즉 명단에 올라가는 것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 가장 많은 기업이 속한 미국의 AI 패권은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영상 데이터는 파운데이션 모델이 학습할 가장 마지막 데이터로, 데이터의 8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는 중요한 자산이다. 즉 더 많은 영상 데이터를 확보할수록 AI 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유리해진다. 영상 AI는 광고 제작 등에 활용하면 제작 비용과 시간은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반면 마케팅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다. 이에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기업들에게도 많은 수요가 예상된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광고 캠페인 등에 영상 AI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미 영상 AI 상용화를 촉진중인 점도 미국 AI 패권 강화에 무게를 더한다. 최근 미국의 오픈AI가 일상 언어로 동영상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소라’를 정식 출시했다. 미국의 구글과 메타는 내년부터 각각 비오, 무비젠을 통해 만든 AI 영상을 SNS에 업로드할 수 있게 했다.
[이투데이/임유진 기자 (newjea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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