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연구 위해 마라톤 뛰며 캐나다에 희망을 전한 인물
새 지폐에 담긴 테리 폭스의 정신, 기부 문화 확산 기대
1980년 4월 12일, 테리 폭스는 크로스컨트리 희망 마라톤을 시작하며 마라톤을 뛰고 있는 모습. 2024. 12. 20/ <출처: 캐나다 백과사전> |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가 새 5달러 지폐의 주인공으로 테리 폭스를 선택했다. 이는 단순한 인물 선정이 아니라, 희망과 나눔의 정신을 담은 상징적 결정이다. 암 연구를 위한 대륙 횡단 마라톤으로 전 국민에게 감동을 전했던 그가 이제 지폐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이어가게 되었다.
캐나다 정부는 그의 얼굴이 담긴 지폐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그의 정신을 기리고, 암 연구와 기부 문화가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테리 폭스는 캐나다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기억된다. 1958년, 매니토바주 위니펙에서 태어나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포트 코퀴틀람에서 자란 그는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컸던 평범한 소년이었다.
그러나 1977년 교통사고로 오른쪽 무릎을 다친 후, 골육종 진단을 받게 되었고 결국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절망에 머물지 않고 의족을 착용한 채 재활을 거쳐 휠체어 농구팀에 합류, 국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는 개인적인 승리를 넘어서 더 큰 목표를 세웠다. 바로 암 연구 기금을 위한 '희망의 마라톤(Marathon of Hope)'이었다. 1980년, 세인트존스에서 캐나다를 횡단하는 여정을 시작한 그는 매일 마라톤을 달리며, 모든 캐나다인에게 1달러씩 기부해 달라고 호소했다. 작은 기부가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그의 메시지는 점차 전국적인 지지를 얻었다.
테리 폭스의 1980년 희망 마라톤. 그의 여정의 몇 달이 다른 색상으로 강조되어 있다./2024. 12. 20/<출처: 캐나다 지오그래픽>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는 143일 동안 총 5373㎞를 달리며 캐나다 전역을 아우르는 여정을 이어갔다. 하지만 암이 폐로 전이되어 온타리오주 썬더베이에서 여정을 멈추게 되었다. 비록 그의 여정은 끝났지만, 그는 2400만 달러(약 240억 원) 이상의 기금을 모았고, 이는 당시 캐나다 국민 1인당 1달러(약 1000원)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1981년, 테리 폭스는 22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유산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의 이야기는 캐나다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고, 그는 가장 젊은 나이에 캐나다 훈장의 최고 등급인 컴패니언 타이틀을 받았다. 또한 1980년에는 캐나다 최고의 운동선수로 루 마쉬 트로피를 수상하며, 그 해와 1981년 연이어 '올해의 뉴스메이커'로 선정되었다.
그의 이름은 캐나다 전역의 학교, 도로, 공원 등에 새겨졌고, 그는 단순한 운동선수를 넘어 희망과 끈기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매년 열리는 '테리 폭스 런(Terry Fox Run)'은 그의 정신을 기리며 암 연구 기금을 모으는 세계 최대의 1일 기부 행사로, 학교와 지역사회,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특히 학교에서는 해마다 학생들이 2달러(약 2000 원)씩 기부하는 'Toonies for Terry' 캠페인을 통해 암 연구 기금 마련에 동참하고 있다. 이 활동은 어린 세대가 테리 폭스의 이야기를 기억하며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도록 돕는 상징적인 행사다.
테리 폭스의 발걸음은 단순한 달리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희망과 용기의 발걸음이었고,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그의 얼굴이 새겨진 5달러 지폐는 단순한 화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작은 행동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다.
그의 정신과 사명은 그의 여정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그의 얼굴을 새긴 5달러 지폐를 통해 그의 유산을 기리며, 더 많은 사람들이 기부 문화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상징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는 테리 폭스의 정신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그의 사명을 지속적으로 확산시키려는 중요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단지 내 할 일을 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가 한 일은 평범함을 넘어선, 진정한 위대함이었다.
zziobe1052@gmail.com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