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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고로 치솟은 환율…달러 강세 정통으로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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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원화 가치 12% 하락

원화 약세 흐름 깰 반등 재료 마땅치 않아

국내 투자자는 미국行…달러 약세 베팅도

헤럴드경제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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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예상을 뛰어넘은 매파 성향을 보여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탓에 주요국 환율이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독 한국은 더 깊은 생채기가 나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현지시간)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향후 속도와 내림폭은 제한할 것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달러인덱스는 108포인트를 넘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의회의 임시예산안 합의에 공개 반대하면서 정부 셧다운 가능성을 언급하자 재정정책 불확실성까지 확대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부채질해 결과적으로 달러 강세에 불을 붙이고 있다.

문제는 원화가 유독 강하게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원화는 12.3% 하락해 주요국 가운데 정책 불확실성에 시달리는 브라질 등 일부 남미 국가를 제외하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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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은 FOMC 직후 1459원까지 치솟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당시 고점을 훌쩍 넘으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외환당국의 긴급 개입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왑 한도 확대 등으로 강세를 조금 누그러뜨리는데는 성공했지만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일단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 환경이 좋지가 않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지난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3회 연속 동결이다. 게다가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2025년 봄 임금 협상(춘투) 결과를 본 뒤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 엔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위안화 역시 경기 불안감이 커지면서 역외에서 7.3위안을 돌파하는 등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다. 위안화 약세가 심화되면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FOMC와 BOJ 등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굵직한 이벤트가 사라져 우리 외환당국이 대응을 할 숨고르기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원화 약세 흐름을 돌릴 동력은 찾기 힘들다. 설사 달러 강세가 미국의 통화·재정정책 불확실성 완화로 하락하더라도 한국의 수출 회복 등 경기가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원화가 가치를 얼마나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더군다나 비우호적인 경기는 1월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대규모 추경까지 더해지면 원화는 주요국 통화보다 더 약세를 보일 수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2025년에는 대내외 각종 불확실성으로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며 “정책 당국이나 국내 외환시장이 복잡한 환율 퍼즐을 풀어야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내 증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우선 외국인이 계속해서 한국을 떠나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 새 5조원 가까이 코스피를 내다 팔았다. 이로 인해 코스피의 외국인 비중은 31.3%로 한 달 새 0.41% 하락했다. 은행 업종이 같은 기간 외국인 비중이 1.70% 가장 많이 하락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악화된 외환시장 환경에도 미국 증시로 달려가고 있다. 2022년 442억달러였던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투자 금액은 지난해 680억달러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1113억달러에 육박한다. 이처럼 해외투자가 단기에 급증하면 달러 수요가 몰려 원/달러 환율 상승의 재료가 된다.

달러의 직접적 움직임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전망은 약세 쪽으로 좀더 기울어져 있다.

이달 들어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 인버스 2X’에 유입된 개인 투자금은 170억원에 달한다. ‘TIGER 미국달러선물 인버스 2X’와 ‘KOSEF 미국달러선물 인버스 2X’도 개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수익을 얻는 ‘KODEX 미국달러선물’와 ‘KODEX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에는 각각 24억원과 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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