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오른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4월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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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법원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확정증명 신청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혼소송 확정증명 신청은 항소심에서 한 차례 거부되자 재차 신청했다. 최 회장 측은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이혼신고 의무에 대한 유권해석’에 관해서도 질의했다.
2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최 회장 측은 지난 4일 이혼소송 상고심을 담당한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에 확정증명원 신청서를 냈다. 최 회장 측은 2심 재판결과가 나온 직후인 지난 6월21일에도 확정증명 신청서를 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대법원에 재차 제출한 것이다. 확정증명 신청은 재판이 완전히 종료된 것을 증명해달라는 의미의 민원이다. 노 관장과 재산분할을 두고 다투고 있지만 혼인관계는 끝났다는 사실을 법원이 증명해달라는 취지를 담았다.
최 회장 측은 대법원에 다시 확정증명 신청을 낸 배경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사 신고를 앞두고 혼선을 정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노 관장과 법적으로 이혼이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노 관장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등이 지배하는 법인을 계열사로 신고할 의무가 있다. 최 회장 측은 “노태우 일가의 지분변동 상황 등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노 관장 측의 협조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 측은 재산분할 다툼과 별도로 이혼청구를 분리해 법원이 확정해 줘야 한다고 본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혼 자체가 아닌 재산분할 청구를 다투는 것이므로 이혼 판결은 확정할 수 있다고 본다. 최 회장이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청구 소송(본소)을 냈지만, 노 관장이 방어차원에서 제기한 소송(반소)을 법원이 인용한 것이므로 노 관장에게 이혼 신고 의무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최 회장 측은 이런 내용을 담아 지난 7월 법원행정처에 “당사자에게 이혼 신고 의무가 있는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 유권해석이 필요하다”고 신청서를 냈다. 행정처는 아직 회신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노 관장 측은 “자의적인 해석”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혼청구 소송에서 파생된 재산분할을 다투고 있고 이혼 귀책 사유도 따지는 소송에서 무 자르듯 이혼만 확정받는 건 어렵다고 본다. 노 관장 측은 “재산분할을 다투더라도 이혼 부분도 심판대상이 될 수 있다”며 “최 회장 측이 2심 선고는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혼만 확정증명을 받으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을 심리불속행 기각하지 않고 심리하기로 했다. 대법원 심리에서는 ‘SK그룹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볼 것이냐’가 핵심 쟁점이다. 비자금 300억원에 대한 판단에도 관심이 쏠린다. 항소심 재판부는 SK 그룹이 성장하는 데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약속어음 비자금’이 쓰였다고 봤다. 대법원 상고심 결과는 내년에 나올 전망이다.
☞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3라운드…쟁점은 ‘특유재산’ ‘비자금’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110600005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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