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곽 지역에서는 이미 하락 거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강남권에서도 한 달 사이 최고가 대비 10억 원 이상 빠지는 사례가 나타나며 침체 양상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1% 상승하며 39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상승 폭은 전주(0.02%)보다 줄었고, 하락세로 전환한 자치구가 늘어나며 시장의 조정 국면이 가시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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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하락세를 기록한 자치구는 동대문구, 도봉구, 은평구, 구로구, 금천구, 동작구, 강동구 등 7곳이다. 중구, 중랑구, 강북구, 노원구, 관악구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급매물 위주의 하락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중앙하이츠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12일, 직전 거래가(7억 원)보다 1억 1000만 원 낮은 5억 9000만 원에 매매됐다.

강남권도 예외가 아니다.

강남구 청담동 건영아파트 전용 84㎡는 이달 초 25억 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직전 최고가(35억 원) 대비 10억 원 하락한 금액이다.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 전용 79㎡는 지난 13일 22억 9000만 원에 계약되며 직전 거래가보다 약 3억 원 떨어졌다.

강동구도 침체 분위기가 뚜렷하다. 성내동 성내올림픽파크한양수자인 전용 59㎡는 종전 최고가 대비 무려 7억 원(51%) 낮은 6억 6000만 원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서울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한 이후 조정을 거칠 시점에 도달했다”며 “사회적 불안정 요인도 조정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시적 현상이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 시점의 조정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변수에 따른 단기적 영향으로 봐야 한다”며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비슷한 상황이 2~3개월 정도 지속됐던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매매뿐만 아니라 전·월세 시장에서도 거래가 부진한 형국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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