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3 (월)

이슈 세계 속의 북한

우크라군 “북한군, 러시아 위장 신분증 사용”…러군 내부에선 불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2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이 북한군 3명을 사살한 뒤 획득한 러시아 군용 신분증을 공개했다. 이 신분증의 소유자는 ‘김 캉 솔라트 알베르타비치’이지만 서명란에는 ‘리대혁’이라는 한글이 적혀 있다. 사진출처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페이스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에 파병한 북한이 자국내 무기공장을 최대 한도로 가동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러시아를 지원한 대가로 최대 55억 달러를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또 러시아는 파병된 북한군에 가짜 러시아 신분증을 지급하고 이들의 신분을 감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가 북한군을 영토 수복을 위한 인해전술에 대거 동원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3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간 위성사진기업 SI 애널리틱스의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국내 무기공장 200여 곳을 전부 가동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한 무기와 탄약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CDC)의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은 “러시아가 사용하는 포탄의 60%가 평양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를 지원하는 대가로 올 3월 이후 100만 배럴 이상의 석유를 받았다. 또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래 러시아에 무기와 병사를 지원해 최대 55억 달러를 벌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22일 러시아와 격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서 북한군 3명을 사살하고 획득한 군용 신분증 3개를 공개했다. 각각의 신분증에는 김 캉 솔라트 알베르타비치, 동크 잔 수로포비치, 벨레크 아가나크 카폴로비치란 러시아 이름이 표기돼 있다. 하지만 서명란에는 각각 리대혁, 조철호, 방국진이라는 한글이 다른 필기체로 적혀 있었다.

우크라이나 측에 따르면 통상적인 러시아 군용 신분증엔 소유자 사진과 발급 기관 도장도 찍혀 있다. 하지만 이번에 획득한 신분증에는 사진과 도장이 없었다. 특수작전군은 “러시아가 전장에서의 손실을 감추고 북한군의 존재를 은폐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로마이단프레스는 이날 “러시아군이 쿠르스크주 수복을 위한 인해전술을 펼치기 위해 북한군을 동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 사상자 수백 명이 발생했지만 전술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1일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하고 있는 쿠르스크 능선을 뚫기 위해 보병을 앞세운 공세를 시도했다. 이 매체는 북한군 동원 전술을 ‘인간 파도(human wave)’, ‘고기 분쇄기(meat grinder)’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포병 진지를 구축해 버티고 있고, 은폐가 어려운 들판 지역이라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 내부에선 파병 북한군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매체 RBC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전쟁 포로를 심문한 내용을 인용해 “그들은(북한군은) 어디로 어떻게 갈지 신경 쓰지 않는다. 미친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한 러시아군 포로는 “북한군이 훈련장에서 (무기를 부주의하게 다루다) 우리 병사들 다리에 총을 쐈고, 조교가 배에 총을 맞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