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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중국산 DDR5 굴기…"삼성·SK, HBM·CXL 차세대 메모리로 달아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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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DDR5 탑재한 메모리 모듈, 中업체서 판매…CXMT 양산 추정

中, 보조금·내수 무기로 저가 물량공세…"기술력 바탕 고성능 제품으로 따돌려야"

뉴스1

킹뱅크 DDR5 제품 이미지(킹뱅크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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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중국의 최대 메모리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가 선단 D램 제품인 DDR5(더블데이터레이트)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용 D램뿐 아니라 DDR5도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가 확대되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만큼,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메모리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메모리 모듈 제조업체인 킹뱅크와 글로웨이는 지난 17일부터 '국산'으로 표기된 DDR5 IC 기반 32기가비이트(GB) DDR5 모듈 판매를 시작했다.

킹뱅크와 글로웨이는 메모리 업체에서 D램을 구매해 PC나 서버에 꽂을 수 있도록 패키징(조립)한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다. 두 곳 모두 DDR5 제조업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중국산 DDR5 칩을 탑재한 D램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CXMT가 DDR5 양산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CXMT는 2016년 설립된 신생회사지만,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 정책에 따라 중국산 메모리를 쓰는 기업들에 지급하는 막대한 보조금을 바탕으로 회사 규모와 기술력을 키웠다.

CXMT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범용 D램 DDR4는 2013년 상용화된 구형 제품이지만, 아직도 PC·스마트폰·가전 등 소비자용 IT 제품에 널리 쓰인다. CXMT의 물량 공세 때문에 범용 D램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35달러로 전월 대비 20.59% 떨어졌다.

DDR5는 SK하이닉스가 2020년, 삼성전자가 2021년 양산을 시작한 제품으로 CXMT가 단기간에 성능을 따라오기는 힘들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중국은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내수 시장을 시험 무대로 삼고 보조금을 무기로 자국 기업·기술을 육성한 뒤 세계 시장에 헐값에 가깝게 제품을 내다 파는(덤핑) 전략을 펴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산 물량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DDR4 공정을 DDR5 및 HBM 공정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국내 메모리 업체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한 고성능 제품으로 대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DDR5에 진입했다는 자체만으로 영향력이 있다"며 "당분간은 정부 지원을 얻어 수익성을 따지지 않고 내수 중심으로 물량을 확보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다른 산업군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고부가가치를 추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제품이 D램을 여러 층 쌓는 고난도 패키징이 필요한 HBM이다. 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3분기 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증가하는 등 HBM이 수익성 버팀목이 되고 있다.

향후 HBM뿐 아니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공을 들이고 있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 차세대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CXL은 시스템 내 메모리, 스토리지, 로직 반도체 등 장치별 서로 다른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주는 기술로, 이를 활용하면 메모리 대역폭을 더 넓히고 처리 용량을 이전보다 쉽게 늘릴 수 있다. AI와 더불어 급증하는 고성능컴퓨팅(HPC)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기술로 꼽힌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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